-
-
요나단의 목소리 1
정해나 지음 / 놀 / 2022년 10월
평점 :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시간이 무려 40년을 훌쩍 넘었다. 그 시간 동안 듣고 배운 것들의 영향이 없을 리 없다. 사실 차고도 넘친다. 하지만 요즘들어 부쩍 그런 생각이 든다. “그게 뭐가 중요하지?”
성경을 통틀어 가장 핵심이 되는 가치는 ‘사랑’이다.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사랑,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들끼리의 사랑. 이것이 가장 중요하며 유일하게 중요한 가치이다. 성경의 기준에서 봤을 때 이 사랑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나쁜’ 것이 아닐까?
언젠가 남편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동성애는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야” “네가 뭔데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얘기해?” 그때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 했는데, 요즘들어 어렴풋이 어떤 의미로 한 말인지 알 것 같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데, 그걸 내가 반대하면 어쩔 것이고 또 찬성하면 어쩔 것인가. 그런다고 그 마음이 사라질 것도 아니고 활활 타오를 것도 아닌데. 애초에 내가 이해하고 용납할 문제가 아니지 않나. 하나님이 사랑하신다는데, 내가 뭐라고 “저런 사람을 사랑하십니까”, 할 일인가.
총 3권의 책 중 고작 한 권 읽었을 뿐이라 선우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권만 읽었어도 선우가 처한 상황이나 선우의 마음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 다른 세상을 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환경, 내가 나로서 온전히 생각하는 것이 도리어 죄가 되는 분위기,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라는데 점점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의 눈치를 바라보며 살게 되는 것 같은 그런 마음- 누구나 나름대로 어려운 일들을 겪으며 성장할 테지만, 목회자 자녀 혹은 목회자와 깊이 관련된 관계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란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잘 하건 못 하건 많은 눈이 지켜보며 입을 댄다. 그 속에서 자신을 온전히 지켜낸다는 건 꽤 어렵다.
‘선우’, ‘다윗’, ‘주영’은 이 테두리 안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유형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선우는 스스로 망가지는 걸 느끼지만 미처 벗어나지 못했다. 다윗은 망가지기 전에 망가뜨렸다. 주영이는 그럭저럭 타협하고 균형을 맞췄다. 나는 아직 동성애에 관한 생각을 온전히 정립하지 못했다. 다만 책을 읽으며 내내 궁금했던 것이 더욱 못 견디게 궁금해졌다. 교회는 사랑을 외치는데 어째서 이 아이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숨기고 감춰야 했을까. 왜 우리는 사랑을 말하면서도 사랑하지 못하는 걸까.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딘다는데(고린도전서 13장 7절), 어째서 우리의 사랑은 이토록 편협하며, 분노하며, 참지 못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