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이론은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가상의 이론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79

뉴턴의 운동법칙은 미분방정식으로 기술된다. 미분방정식의 철학은 단순하다. 미분은 기계적인 절차의 기술이다. 오른발 다음에 왼발을 내딛으라는 알고리즘이다. 한 걸음을 제대로 내딛을 수 있다면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는 것과 같다. 정확히는 이웃한 두 시각 속도들 사이의 관계다. 우주는 시간의 시작부터 끝까지 뉴턴법칙이 기술하는 방식으로 손을 맞잡고 늘어선 기다란 시간의 체인이다. 모든 것은 정해져 있다. 뉴턴은 이렇게 세상에서 우연을 몰아냈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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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전자로 구성된다. 닐스 보어(1922년 노벨물리학상)가 수소 원자를 설명하는 이론을 내놓은 이후, 루이 드브로이(1929년 노벨물리학상)는 전자가 파동같이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3

빛과 전자는 왜 입자성과 파동성을 동시에 갖는 것일까? 이 두 성질은 물리적으로 결코 양립할 수 없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3

전자도 마찬가지다. 사실 양성자, 중성자 등 물질을 이루는 모든 기본입자뿐 아니라, 이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원자도 전자와 같은 이중성을 갖는다. 이중성은 자연의 본질인 것 같다. 여기서는 질문이 존재를 결정한다. 보어는 이중성의 이런 특성을 ‘상보성’이라 불렀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4

상보성은 불교시인 아슈바고샤가 이야기한 "그러한 것은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요, 존재와 비존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존재와 비존재가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와 같이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실험을 하면 대립물 가운데 하나로 답이 정해진다. 상보성은 정반합正反合의 철학과도 다르다. 상보성은 정正과 반反이 공존한다고 말할 뿐이다. 둘이 융합하여 새로운 합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실험을 하면 대립물 가운데 하나만 옳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5

상보성의 대립물 가운데 물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와 운동량이다. 운동량이란 물체의 질량에 속도를 곱한 양이다. 그냥 속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6

상보성에 따르면 이렇게 작은 원자의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32년 노벨물리학상)가 발견한 ‘불확정성의 원리’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6

불확정성의 원리가 말하는 무지無知는 우리의 실험장비나 감각기관의 부정확성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상보성, 그러니까 자연의 근본원리로서의 무지, 본질적인 무지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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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물리학자들은 서양과학사의 최대 모순에 빠지게 된다. 파동임에 틀림없는 빛이 입자의 성질을 갖는다. 여기서 ‘이중성’이라는 용어가 탄생한다. 흥미로운 일이지만 물리학에 이중성이라는 개념이 탄생하던 1920년대, 예술에서는 ‘초현실주의’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는 인간의 무의식을 예술로 표현하는 것으로, 프로이트의 심리학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표절Le Plagiat> 같은 그림을 보면 집 안에 있는 나무 내부에 집 밖의 풍경이 그려져 있다. 공존할 수 없는 개념의 공존은 이 시대의 새로운 사고방식인지도 모르겠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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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실험적 증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학은 생각의 틀을 제공하는 법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57

정확하게 말하면 ‘입자’의 대립물이 ‘파동’이라는 뜻이다. 당구공과 같은 입자는 무게를 가지고 있지만, 소리와 같은 파동은 무게가 없다. 당구공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소리는 어디 있다고 꼭 집어 말할 수 없다. 만약 당구공이 파동같이 행동한다면 여기저기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반대로 소리가 당구공같이 행동한다면 소리의 개수를 하나둘 셀 수 있다는 말이다. 입자와 파동이 대립물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서로 전혀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58

19세기 물리학의 주인공은 전기電氣다. 1860년대 전기와 자기를 기술하는 맥스웰 방정식이 완성되고, ‘빛’이 맥스웰 방정식의 수학적 해解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의 파동, 즉 전자기파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전자기파를 이용한 무선통신의 탄생과 함께 20세기가 시작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58

흑체복사이론은 막스 플랑크(1918년 노벨물리학상)가 제안한 것이다. 이 이론에는 기묘한 가정이 하나 필요했다. 빛의 에너지가 특정한 값의 정수 배로만 존재한다는 가정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0

빛이 입자라는 두 번째 증거는 ‘광전효과’다. 금속에 빛을 쬐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이다. 사실 이 실험은 금속에 전자를 충돌시켜 빛이 나오는 실험을 거꾸로 한 것이다. 당시 금속에 전자를 충돌시켜 발생한 엑스선이 화제였다. 엑스선을 사람에 쬐면 몸속의 뼈가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엑스선도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밝혀진다. 빌헬름 뢴트겐은 엑스선 발견의 공로로 1901년 제1회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엑스선 발생 과정을 거꾸로 하면 이번엔 전자가 튀어나온다. 여기까지는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쬐어준 빛과 튀어나온 전자의 에너지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흑체복사 때와 같이 빛의 에너지가 띄엄띄엄하다는 가정을 해야 했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1

1905년 아인슈타인이 빛은 입자라고 용감하게 주장했지만, 당시 대부분의 물리학자는 콧방귀조차 뀌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빛은 파동이니까. 빛이 입자라는 세 번째 증거가 나오자 비로소 물리학자들은 빛의 입자성을 받아들이게 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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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또한 ‘저것’이다. ‘저것’ 또한 ‘이것’이다. 장자는 이것과 저것의 대립이 사라져버린 것을 ‘도道’라고 했다. 대립되는 두 개념이 사실 하나의 개념이라는 생각은 동양인들에게 익숙한 철학이다. 음양陰陽의 조화라든가 중용中庸 같은 것도 대립하는 개념 사이에서 옳은 쪽을 찾기보다 둘을 조화시키는 동양의 지혜다. 논리적으로만 보자면 대립되는 두 명제 가운데 하나가 참이면 다른 하나는 거짓이다. 이런 이분법은 선악 개념에 기초한 기독교에서 친숙하다. 그래서 서양인들은 대립물을 하나로 보는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지도 모르겠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55

20세기 초 현대물리학, 특히 양자역학이 발견한 것은 어찌 보면 동양의 오래된 지혜였다.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개념이 혼재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의 본질이라는 거다. 물리학에서는 이것을 처음에 ‘이중성duality’이라고 불렀고, 나중에는 ‘상보성complementarity’이라는 용어로 공식화시켰다. 상보성의 중요한 예는 하이젠베르크가 찾아낸 ‘불확정성의 원리’다. 불확정성의 원리란 물체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운동량은 물체의 질량에 속도를 곱한 거니까 그냥 속도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위치와 속도는 뉴턴의 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물리량이다. 이 원리는 물리학자들이 자연을 이해하는 데 근본적인 제약을 가한다. 이제 물리학자는 우주를 완벽하게 기술하는 전지적 위치에서 주관적이고 확률적이며 불확실한 세상으로 내동댕이쳐진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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