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n he registers the long plait, hanging over the shoulder, reaching past the waist, the jerkin laced tight around a form that curves suspiciously inwards around the middle. He sees the skirts, which had been bunched up, now hastily being dragged down around the stockings. He sees a pale, oval face under the cap, an arched brow, a full red mouth. - P30
Her voice is clear, modulated, articulate. It has an instant effect upon him: a quickening of his pulse, a heat in his chest. - P33
She does a strange thing: she puts her hand to his, where it is resting on her forearm. She takes hold of the skin and muscle between his thumb and forefinger and presses. - P34
You might find it a restless, verdant, inconstant sight: the wind caresses, ruffles, disturbs the mass of leaves; each tree answers to the weather’s ministrations at a slightly different tempo from its neighbour, bending and shuddering and tossing its branches, as if trying to get away from the air, from the very soil that nourishes it. - P25
They had, all six of them, from time to time, received the blows and grips and slaps that resulted from the father’s temper, but with nothing like the regularity and brutality of this eldest son. He didn’t know why but something about him had always drawn his father’s anger and frustration to him, like a horseshoe to a magnet. He carried within him, always, the sensation of his father’s calloused hand enclosing the soft skin of his upper arm, the inescapable grip that kept him there so his father could rain down blows with his other, stronger, hand. The shock of a slap landing, sudden and sharp, from above; the flensing sting of a wooden instrument on the back of the legs. How hard were the bones in the hand of an adult, how tender and soft the flesh of a child, how easy to bend and strain those young, unfinished bones. The doused, drenched feeling of fury, of impotent humiliation, in the long minutes of a beating. - P28
He could push this man, this leviathan, this monster of his childhood, back against the wall with very little effort. He did so. - P29
그러면 숲이 가만있지 못하고 변덕을 부리는 신록의 광경이 보일 것이다. 바람이 무성한 잎을 어루만지고 훑고 흩뜨린다. 나무는 바람의 손길에 저마다 조금씩 다른 박자로 반응하며 가지를 굽히거나 떨거나 흔든다. 바람에서 벗어나려는 듯이, 양분을 공급해주는 땅을 훌훌 떠나려는 듯이.-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43
아버지의 성질이 폭발하면 여섯 남매 모두 때때로 주먹질을 당하고 팔을 붙들리고 따귀를 맞았지만 아무도 큰아들만큼 심하게 꾸준히 맞지는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큰아들의 어떤 점 때문에, 말편자가 자석에 끌리듯 아버지의 분노와 실망감은 늘 큰아들을 향했다. -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47
아버지의 분노는 느닷없이 나타나 돌풍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어떤 공식도 어떤 조짐도 어떤 이유도 없었다. 뭐가 아버지를 폭발하게 만드는지는 매번 달랐다. 아들은 어린 나이에 폭발의 조짐을 감지하는 법을 배우고 아버지의 주먹을 피하기 위한 속임수와 책략들을 익혔다. 천문학자가 미세하게 변화하고 이동하는 행성과 항성의 위치를 읽어 앞일을 예측하듯이, 큰아들은 아버지의 기분과 심기를 읽는 데 도사가 되었다. -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48
그때 어깨를 지나 허리께까지 내려간 긴 머리채가 눈에 들어온다. 끈으로 조인 조끼가 수상하게도 굴곡진 모양이다. 그때 젊은이가 말아올려진 치맛자락을 서둘러 끌어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모자 아래로 하얀 타원형 얼굴, 둥근 눈썹, 도톰하고 붉은 입술이 보인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50
선생은 아가씨, 땋은 머리, 매를 생각한다. 짓누르는 듯한 노예 계약의 무게를 덜 방법이 떠오른다. 이 음울하고 끔찍한 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어쩌면 참을 만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선생은 수업이 끝난 뒤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같이 숲을 산책하거나 헛간이나 별채 뒤에서 만날 수도 있을 거란 상상을 한다.한순간도 자기가 본 여자가 이 집안의 큰딸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한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53
여자는 눈을 들어 선생과 마주친다. 가까이서 마주본다. 선생은 거의 황금빛으로 보이는 짙은 호박색 눈동자를 본다. 눈동자 안의 녹색 반점. 짙고 긴 속눈썹. 코와 광대뼈에 주근깨가 얹힌 하얀 얼굴. 그런데 여자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 자기 팔을 잡은 선생의 손 위에 자기 손을 얹는다. 선생의 엄지와 검지 사이의 살을 잡는다. 단단하게, 고집스럽게, 뜻밖에도 친밀하게, 거의 아플 정도로. 선생은 헉하고 숨을 들이마신다. 머리가 빙빙 돈다. 어찌나 확고한 손짓인지. 여기를 이런 식으로 붙들린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손을 빼려고 해도 세게 당기지 않고는 뺄 수 없을 듯하다. 여자의 힘에 놀라고, 또 이상하게 달아오른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57
"앤?" 그는 충격을 받고 따라 한다. 입에서 그 단어가 익숙하면서도 기묘하게 울린다. 여동생의 이름, 죽은 지 이 년도 채 안 된 동생의 이름이다. 동생이 흙에 묻힌 날 이후로 그 이름을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퍼뜩 떠오른다. 언뜻 비에 젖은 교회 묘지, 물방울을 떨구는 주목나무, 어두운 구덩이, 흰 천에 싸인 너무 작고 여린 몸뚱이를 받아들이려고 벌어진 틈을 본다. 그렇게 홀로 땅속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조그마한 몸이었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60
다시 여자가 선생의 손을 잡는다. 손끝으로 엄지와 검지 사이의 살을 잡는다. 선생은 눈썹을 치키고 여자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여자는 특히 이해하기 힘든 글을 읽는 듯한, 무언가를 해독하고 알아내려는 듯한 표정이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62
여자가 몸을 숙인다. 손을 놓아주는데 이번에도 손이 아리고 벌거벗겨지고 유린당한 느낌이다. 여자가 느닷없이 자신의 입술을 선생의 입에 포갠다. 도톰한 입술, 단단하게 누르는 치아, 믿을 수 없게 부드러운 얼굴의 살결이 느껴진다. 그때 여자가 물러선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63
애그니스는 선생의 몸과 선반 사이 공간에서 빠져나온다. 문을 열자 그 너머에서 빛이 눈부시고 희게 압도하듯 비춘다. 여자의 등뒤에서 문이 닫히고 선생은 혼자 남는다. 매, 사과, 나무와 가을의 냄새, 새의 깃털과 살로 이루어진 냄새와 함께.-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63
새어머니는 애그니스가 당신은 내 엄마가 아니라고 말하거나, 바살러뮤가 개 꼬리를 밟거나, 애그니스가 수프를 쏟거나, 거위를 길에 내놓거나, 돼지 먹이통을 저멀리 여물통까지 나르지 않거나 해도 신발을 벗어 들었다. 애그니스는 빠릿빠릿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법을 배웠다. 눈에 띄지 않는 것의 이점을 알게 되자 시선을 끌지 않고 방을 지나가는 법을 익혔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74
자라면서 애그니스는 다른 사람의 손에 마음을 뺏기고 그 손을 만져보고 싶어진다. 특히 엄지와 검지 사이 살을 만지고 싶다. 새의 부리처럼 닫혔다 펴졌다 하고 아귀힘이 집중된 곳이다. 거기서 사람의 재주, 능력, 본성을 알아낼 수 있다. 사람이 지니고 지켜온 모든 것, 붙잡고 싶어하는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다. 그 자리를 눌러보기만 해도 그 사람에 대해 전부 알 수 있다는 걸 애그니스는 알게 된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79
애그니스는 이 기억이 계속 살아 있어서 다시 그런 사랑을 만났을 때 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만약 만난다면,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탈출 방법, 생존 방법이라 여기고 두 손으로 꽉 잡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반대하고 막더라도 듣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애그니스의 기회일 테니까. 돌 한가운데 난 작은 구멍을 통과해 빠져나갈 방법일 테니까. 그 어떤 것도 애그니스의 앞을 가로막지 못할 것이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80
햄닛은 계단을 올라간다. 타운을 가로질러 달려온 탓에 숨을 헉헉 몰아쉰다. 한 발 앞에 다른 발을 놓으며 계단을 한 칸 한 칸 밟고 올라가는데 온몸의 기운이 다 빠지는 것 같다. 햄닛은 난간을 잡고 몸을 끌어올린다.-알라딘 eBook <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중에서 - P81
The maid is taking a long time to make her selection from the late milking at the market, flirting with the dairyman behind his stall. Well, well, he is saying, not letting go of the pail. Oh, the maid is replying, tugging at the handle. Will you not let me have it? Have what? the dairyman says, raising his eyebrows. - P23
He steps in, letting the door swing closed behind him. He calls, to say he is back, he is home. He pauses, waiting for an answer, but there is nothing: only silence. - P24
<Mother Mary Comes to Me>라는 원 제목을 처음 듣는 순간 비틀즈의 <Let It Be> 노래 첫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Mother Mary comes to me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And in my hour of darkness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작가가 열여덟이 되던해 집(엄마)을 떠난 게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고 줄곧 사랑하기 위한 것이라 작가는 말합니다. 엄마 ’메리 로이’ 여사는 남매에겐 두려움과 안식처란 양가감정을 준 ’큰마을‘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돌아 올 ’집‘으로 작가에게 남게 된 듯합니다. 책날개 앞쪽 작가의 이십대 무렵의 사진과 함께 뒤쪽 육십대 현재의 사진은 마치 ’모녀‘의 데자뷰 같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맛보기 샘플로 읽고나니 여기 인용된 두 소설(<작은 것들의 신>, <지복의 성자>)도 꼭 읽어야 겠네요. 물론 <어머니 내게 오시네>도 온전히 꼭 읽고 싶네요. 그리고 ‘글쓰기’도 다시 시작해 볼까 하고요. 프라디프가 작가의 편지 답장에 써 보낸 대로 이루어진 건 우연이 아니겠죠. “작가가 되어볼 생각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