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t la vie
지금까지의 나의 삶이란 많은 것을 허용받지 못한 삶이 아니던가! 나는 시계를 보고는 돈을 지불하고 호텔 방으로 올라갔다.(36/307p)
개츠비(Gatsby), 그리고 그녀
나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완독했다. 책의 내용은 한 남자가 만(灣) 한쪽에 위치한 집 한 채를 사서,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살고 있는 만 다른 쪽의 집에 매일 밤 불이 켜지는 것을 바라본다는 연애담이었다. 위대한 개츠비는 자기 감정에 충실했지만 그만큼 수치심도 느꼈다. 말하자면 여자의 사랑 행위가 노골적이고 대담해질수록 개츠비도 더욱더 비겁하게 행동했다. (21/307p)
유디트(Judith), 카라바조(Caravaggio) or 클림트(Klimt)
유디트의 결혼 전 성을 대자 비로소 그곳 직원이 투숙객 리스트에서 그녀의 기록을 확인해주었다. 그녀는 우편물을 추송(追送)받을 수 있는 아무런 주소도 남기지 않은 채 이미 닷새 전에 체크아웃한 상태였다. (19/307p)
현실
누군가 다른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한동안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는 상황이 되면 종종 드는 생각이지만, (13/307p)
제퍼슨 가(街)는 프로비던스에 있는 한적한 거리다. 이 거리는 상업 지역을 끼고 이어지다가 노리치 가로 불리는 도시 남쪽에 이르러서는 뉴욕 방향으로 빠지는 출구 도로로 이어진다. 제퍼슨 가를 따라 여기저기 가다보면 너도밤나무와 단풍나무가 서 있는 작은 광장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광장 가운데 하나인 웨일런드 스퀘어에는 영국 농가풍의 거대한 건물인 웨일런드 매너 호텔이 있다. 4월 말경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호텔의 문지기가 열쇠 하나와 함께 보관함에 들어 있던 편지를 건네주었다. 열린 엘리베이터 안에서 안내인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나는 그 앞에서 편지 봉투를 열었다. 그렇게 단단히 붙어 있지는 않았다. 편지는 짧고 간명했다. "나는 지금 뉴욕에 있어요. 더이상 나를 찾지 마요. 만나봐야 그다지 좋은 일이 있을 성싶지 않으니까."-알라딘 eBook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페터 한트케 지음, 안장혁 옮김) 중에서(11/30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