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불확실성, 잘 들어주는 좋은 사람이 필요

고3을 위로하는 글들, 말들, 이 나라에 차고 넘치지만,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없는 듯합니다. 제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힘든 이유는 사실 공부 때문이 아니라,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두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가끔은 좁은 책상에 온종일 앉아 있는 자신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때로는 원망스러운 부모님들이 부모이기 이전에 사람이듯이, 학생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이니까요.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좋은 조언을 해주는 사람보다는 잘 들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처럼 슬픔도 쉽게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저는아주 힘들게 알았으니까요. (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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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좋은 글과 시를 품을 수 있는 여유와 기회가 학생에게는 필요합니다, 선생님. (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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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인 우리가 되기를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어느 날에 씁니다.
주 4회 영어 학원에 다닙니다. 오늘 아침에도 학원으로 출발해야 했는데, 문득 창틈으로 들어오는 빛을 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문을 열었더니 햇빛이 쨍쨍하게 눈을 찌르는데, 그때 알았습니다, 햇볕이 따뜻하다는 사실을 느껴본 지 정말 오래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주위가 그렇게 조용하다는 것도요. 바람 부는 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뿐인데, 이명이 들렸습니다. 찌잉 하는 기계음. 그게 상황을 더 이상하게 만들었어요. 귀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오늘은 학원에 가지 않고 집에 있는 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갖는 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제 삶에.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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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트, 무미건조한 삶

유디트와 나는 지난 반년 동안 깊은 증오심으로 무미건조한 생활을 해왔다. 우리는 물론 자주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여자 곁으로 다가가 그녀와 어떤 식으로든지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꿈에서조차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간다는 생각을 할 때 어떤 역겨움이 느껴진다는 뜻이 아니라 그러한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그러한 상황이 불가능하지는 않았으나 그 어떤 것도 그러한 상상을 하도록 나를 자극하지는 못했음이 사실이다. 나는 내게 차츰 융통성 없는 명철함이 생겨날 때까지 내 이러한 상태를 미화시켜왔다. 결국 그 명철함 때문에 나는 다시 호되게 놀랐지만 말이다. (120/3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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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미래에 대한 기쁨

하지만 기억을 떠올릴 때 더 중요한 건 실제로 그곳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믿었던 짧디짧은 한순간이지. 그리고 지금 나는 그런 감정을 단순히 사라지고 싶은 욕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미래에 대한 기쁨으로 해석하고자 해. 그 미래 속에서 나는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나와는 다른 누군가가 될 수도 있어. 매일같이 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 단 하루일지언정 얼른 더 나이가 들어서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고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야. (112-113/3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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