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건 욕망이야. 그게 사람들을 규정하지. 어떤 사람이 원하는 것, 정말로 원하는 것을 내게 말해 주면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를, 어떻게 설득할지를 말해 줄 수 있어. 너는 설득될 수 없어. 고로 너는 욕망을 느낄 수 없어.」
(339/773p)

「아니, 네 시간이면 돼. 급행료를 낸다면 말이지. 그런 뒤 우리는 우회해서 시드니로 갈 거야. 우리의 가짜 서류가 발각되기 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하지만, 동시에 안면 인식 기술을 쓰는 공항들을 피해서 가야 하니 균형을 잘 맞춰야 해. 나는 밴쿠버, 그리고 서울을 거쳐 갈까 생각 중이야. 대한항공은 우리 목적에 딱 맞는 항공사니까. 데이터 공유를 하지 않거든. 네 질문에 답이 됐나?」
(342/773p)

「난 말이야 생리적 욕구인 음식, 물, 공기, 잠, 섹스가 필요할 때 욕구를 느끼지 않으면서 그걸 만족시키기 위한 프로토콜에 따르지. 그래, 웃겨.」
(401/7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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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부터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바깥세상은 물 빠진 녹색이 계속 이어지다가 뱀 껍질 색깔로 변했다. 에어컨은 거의 작동하지 않았고, 에밀리는 이따금 작은 땀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바람에 잠에서 깼다
(306/773p)

버스에서 내리자 공기는 불타는 듯했고, 열기가 콧구멍으로 기어올라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 아까 표지판에서 본 인구는 오랫동안, 아마도 20년 정도는 갱신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 왜냐하면 파리는 수만 마리가 있었지만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에밀리는 건널목에 섰다. 거리들은 양방향 모두 1차선이었지만, 도로의 폭만큼은 고속 도로 수준으로 넓었다. 그리고 위에서부터 떨어진 듯한 건물 몇 채가 보였다. 하늘은 마치 찍어 누르는 것처럼 위압적일 정도로 낮게 느껴졌으며, 발아래에서 이글거리는 땅과 힘을 합쳐 이 마을을 으깨 버리려는 듯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에밀리는 마치 몸이 부풀어 오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잡아 줄 것이 없는 우주에서 그러하듯 몸 안의 세포들이 모조리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집에 온 거구나.」 에밀리가 말했다. 웃겨야 마땅했지만, 에밀리는 죽는 날까지 엉엉 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308/773p)

유럽인들이 도착했을 때 호주 원주민들은 대략 250~400가지 언어를 썼던 것으로 추정되며,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언어가 존재했던 곳이었다.
거의 모든 원주민 언어들에는 공통적으로 몇 가지 독특한 음운학적 특징이 있었는데(예를 들어 마찰음이 없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종류의 어원이 존재했거나 또는 단 한 가지 언어만 존재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왜 이들이 다른 부족 간에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도구인 한 가지 언어를 포기했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313/773p)

엘리엇이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았다. 「성경적 권능을 가진 물체에 네가 핵심적 역할을 해. 그쪽에서는 대체품에 관심이 없어.」 엘리엇은 양팔을 쭉 폈다. 「그리고 내가 <성경적>이라고 말했을 때, 그건 문자 그대로 성경에서 나왔다는 걸 뜻해.」
(319/773p)

<헤이, 에밀리, 별들이 뭘 하는지 알아? 별들은 먹어. 주위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모든 것을 태우지. 그러고 나면 빛을 먹기 시작해. 네가 하는 일이 그거라는 걸 너도 알지?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거 말이야.>
(331/773p)

「알았어요.」 윌이 말했다. 「어떻게 단어가 반사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요.」
「단어들은 단순히 소리나 모양이 아니야. 그것들은 의미야. 언어가 바로 그렇잖아.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약속. 네가 영어를 배울 때, 넌 네 두뇌가 특별한 소리에 특별한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훈련시켜.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약속을 해킹할 수 있는 거지.」
(336/7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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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심리적 안정감은 비상시 프로토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기도 하다. 누군가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81/305p)

"상대방이 얼마나 똑똑한지는 대답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얼마나 현명한지는 질문을 보면 된다."
- 나기브 마푸즈Naguib Mahfouz
(83/305p)

프레임, 즉 틀은 ‘실제로 일어난 상황’에 우리의 ‘가정과 믿음’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다. 우리는 특정 대상이나 상황을 보면 자동적으로 나만의 틀을 만든다. 그러고는 그 틀 안에 자신을 가둔다. 하지만 틀에 갇히면 이로써 야기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바라보는 시야마저 차단된다.
(86/305p)

성공하는 조직의 리더라면 구성원의 문제 제기에 존중을 표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면서 향후 대응 방향까지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
(90/3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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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심리적 안정감은 구성원이 자기 안위를 보호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팀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온 힘을 쏟도록 이끄는 동력이다.
(41/305p)

그 결과 ‘자신이 조직에서 중요한 존재로 인식된다는 믿음’과 충만한 ‘심리적 안정감’이 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기에 더해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한 조직일수록 자기가 제시한 의견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 믿는 비율이 더 높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41-42/305p)

뇌과학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두려움이 구성원의 학습과 협동력을 저하시킨다고 증명해왔다.
(45/305p)

이후 신경과학자들은 연구를 더 발전시켜 두려움이 편도체, 즉 위협을 감지하는 뇌 영역을 활성화한다고 밝혔다(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심장이 쿵쾅거리거나 손에 땀이 차는 현상이 편도체 반응이다).
또 두려움이 체내 자원을 전혀 다른 곳에 써버리게 한다고도 했다.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기억력을 관장하고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뇌 영역에 자원이 소비돼야 하는데, 이 자원이 두려움에 의해 전혀 엉뚱한 데 소비된다는 것이다.
두려움은 또한 분석적인 사고 능력과 창의적 통찰력, 문제 해결 능력까지 저하시킨다고 알려졌다.
두려움에 휩싸이면 우리가 제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구성원의 학습 참여도(정보를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하며 각종 실험을 진행하는 등의 적극성)는 두려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며, 이는 직원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뇌과학에서 이미 증명된 셈이다.
(45-46/305p)

"최고경영자로서 가장 큰 두려움은 직원들이 내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 마크 코스타Mark Costa
(48/305p)

지식을 바탕으로 나아가는 조직, 특히 다양한 영역의 전문성을 통합해야 하는 조직에서는 심리적 안정감이 성공에 필수적이다. 혁신과 성장이 직원들의 지식과 협력에 달려 있을 때, 조직은 직원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스트만의 모든 관리자가 코스타의 리더십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50/305p)

이러한 문제 제기와 침묵 사이의 불균형은 ‘침묵을 지켜서 해고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관점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안전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매우 강하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은 자발적으로 인간관계의 위험을 떠안으려 하지 않는다. 누구도 의심하거나 비판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굳이 나서서 지적하지도 않는다. 즉, 사람들은 침묵을 지키면 최소한 안전하다고는 확신한다. 그러나 자신의 문제 제기가 큰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는 온전히 확신하지 못한다.
(56/305p)

심리적으로 안정된 근무 환경일수록 직원 몰입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심리적 안정감은 동료들 간에 서로 돕고 배려하는 분위기에서 생겨났다.
(58/305p)

경영진의 직원 신뢰도가 높을수록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다시 직원 몰입도를 상승시키는 형태로 이어졌다.
(59/305p)

요컨대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팀에서는 갈등이 효과적으로 활용돼 팀의 성과를 높이는 한편, 심리적 안정감이 낮은 팀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인 것이다
(61/3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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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안정감 Psychological Safety
: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

-알라딘 eBook <두려움 없는 조직 : 심리적 안정감은 어떻게 조직의 학습, 혁신, 성장을 일으키는가> (에이미 에드먼슨 지음, 최윤영 옮김) 중에서 (2/305p)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학습’만이 전진하는 조직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조직의 형태가 점차 복잡해지고 개개인의 개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기업 경영 환경에서 심리적 안정감은 필수 중의 필수다.
- 에드거 샤인 Edgar H. Schein
MIT 슬론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헬핑』 저자
(10/305p)

"이 책이 전하는 바는 아주 간단명료하다. 오늘날 리더는 구성원끼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실수를 통해 학습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긴말할 필요 없다. 지금 당장 ‘두려움 없는 조직’을 만들라! 그러고 난 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라. 조직의 성과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가장 강력한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 밥 채프먼 Bob Chapman, 베리웨밀러Barry-Wehmiller CEO
(11/305p)

‘리더가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비슷한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조직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의 정도가 판이하다는 결과를 숱하게 목격했습니다. 제아무리 위계질서가 강한 환경에서도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직원들의 업무 결과를 지속적으로 살피는 현명한 리더는 겸손과 호기심으로 목표 달성에 기여한 직원들의 노고를 충분히 인정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조직에 심리적 안정감을 불어넣으며 혁신을 위한 발판이 되어주었습니다.
(13/305p)

오늘날 기업의 형태로 모인 조직에서 ‘침묵의 힘’은 압도적이다. 직장인 대다수는 ‘유감스러운 상황’보다 ‘안전한 상황’이 더 낫다는 암묵적인 논리에 젖어 있다. 이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학습해온 결과다. 인간관계가 나빠질까 봐, 문제를 제기할 자신이 없어서, 나의 안위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견이 있음에도 섣불리 입을 떼지 못한다.
(20-305p)

즉, 팀워크가 좋은 팀은 의료 과실의 위험성을 거리낌 없이 토론했고, 이러한 실수를 찾아내거나 방지할 방법에 대해서도 훨씬 빈번하게 논의했다. 반면 그렇지 않은 팀은 실수를 알면서도 숨겼다. 나는 수년간 연구를 거듭하며 이러한 근무 환경의 차이가 ‘심리적 안정감’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24/305p)

"심리적 안정감은 구글의 성공을 이끈 다섯 가지 핵심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 이는 나머지 네 가지 요소(분명한 역할과 목표, 신뢰할 수 있는 동료, 자신의 업무가 중요하다는 믿음, 그 업무가 팀에도 중요하다는 믿음)를 뒷받침한다."
- 줄리아 로조브스키Julia Rozovsky
(30/305p)

크리스티나의 이런 행동을 심리학에서는 ‘장기적 미래에 대한 회피 성향Discounting The Future(역자 조어)’이라고 설명한다. 즉, 크리스티나는 수일이 지나야 결과가 나타나는 쌍둥이의 건강보다 즉각적으로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사의 반응에 더 무게를 두고 행동했다. 우리의 일상과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수많은 결정 역시 이러한 성향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32/305p)

궁극적으로 크리스티나의 행동은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계적인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의 저서 『자아 연출의 사회학』에도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됐다. "우리 인간은 사회적 상호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여러 정보를 조정하고 통제함으로써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려 한다." (33/305p)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똑똑하고, 능력 있고,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비치길 원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대인관계 위험Interpersonal Risks(역자 조어)’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관리하는 방법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습득한다.
(35/773p)

무지해 보이기 싫다면?
... 질문하지 않으면 된다.
무능력해 보이기 싫다면?
... 자신의 실수나 약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된다.
업무에 차질을 빚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싫다면?
... 회의 시간에 일절 입을 떼지 않으면 된다.

특정 상황에서는 이러한 태도가 자신을 꽤 괜찮은 사람으로 포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업무와 팀워크에는 아주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34/305p)

이 같은 맥락에서 나는 ‘심리적 안정감’을 ‘인간관계의 위험으로부터 근무 환경이 안전하다고 믿는 마음’이라고 정의했다
(39/3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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