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빠진 커피를 내려놓을 무렵이면 그 ‘악명 높다는’ 뉴욕 지하철에 몸을 실어 보는 것도 괜찮다. 자동차가 아니고서는 간단한 움직임조차 힘든 것이 미국이란 나라이기에 이 나라를 살아가다 보면 이동이라는 개념이 단조로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곳 맨해튼에서만은 두 발로 걷거나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섬의 북쪽 꼭대기에서 남쪽 끝까지, 서쪽 모퉁이에서 동쪽 모퉁이까지 어디든 가지 못할 곳이라곤 없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1

뉴욕은 음악과 미술, 문화와 삶이 자본주의의 거대한 틀 안에서 잡초처럼 질기게 자라나서 성장해 가는 곳이다. 무언가에 대해 질기다는 표현을 쓴다는 것은, 그것이 질겨야만 하는 사연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낡은 철제 난간에서 터져 나는 검붉은 녹 덩이와 거친 보도블록에 덕지덕지 눌어붙은 뉴요커의 찌꺼기에서,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불쑥 손 벌리는 홈리스의 꼬질꼬질함과 빌딩 숲에 부딪혀 가쁜 숨을 몰아쉬는 날 선 바람에서, 도시의 소음에 뒤엉킨 푸념 어린 삶의 이야기가 구구절절 배어나는 곳이 이곳 뉴욕이다.
손바닥을 휘휘 저으며 거리를 걸어가다 보면 간혹은 손가락 끝에 맺히는 물기를 느끼게 될 때도 있다. 그때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양성’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아주 작은 입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면 사람의 다양함과 문화의 다양함, 표정의 다양함과 삶의 다양함이 뉴욕이라는 큰 숲을 덮고 있는 키 작은 나무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1

뉴욕은 또 다른 특별한 미국이다. 뉴욕을 알아 가기 위해서는 미국적인 생각만이 아니라 뉴욕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 그중에서도 맨해튼을 중심으로 스스로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뉴요커의 지역들은, 그들만의 또 다른 문화를 영위하며 그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6

맨해튼에는 뮤지엄 마일(Museum Mile)이라 불리는 한 구역이 있다. 뮤지엄 마일이란 남쪽으로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부터 북쪽으로는 아프리칸 아트 뮤지엄까지 총 9개의 뮤지엄들을 만날 수 있는 5번가의 특정 지역에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뮤지엄으로는 세계 최대의 컬렉션을 자랑하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과 영혼의 사원(Temple of Spirit)이라 불리는 솔로몬 알 구겐하임 뮤지엄(Solomon R. Guggenheim Museum), 화가 클림트와 같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작가를 중심으로 전시하는 노이에 갤러리(Neue Galerie), 디자인 뮤지엄인 쿠퍼 휴잇 스미소니언 디자인 뮤지엄(Cooper Hewitt Smithsonian Design Museum) 등이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31

뮤지엄 마일에 속하는 미술관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Metropolitan Museum of Art(82nd-86th Street)

- Neue Galerie New York(86th Street)

- Solomon R. Guggenheim Museum(88th Street)

- National Academy Museum and School of Fine Arts(89th Street)

- Cooper-Hewitt National Museum of Design(91st Street)

- Jewish Museum(92nd Street)

-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103rd Street)

- El Museo del Barrio(104th Street)

- Museum for African Art(110th Street)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34

장 자크가 남기고 간 커피 향을 호흡하다가 서재로 돌아온다. 쓱쓱 문질러 그려내는 나의 글이 그의 산책길을 닮으면 좋겠다. 묵힐수록 쿰쿰해지는 글의 향기가 어릴 적 시골 마을의 저녁 굴뚝에서 피어오르던 구수한 밥 냄새를 닮아 가면 정말 좋겠다.

글을 쓰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사색에 빠져서도 커피 잔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을 ‘장 자크 루소 효과’라고 불러도 좋겠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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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역사가 짧고 제각각의 언어와 문화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엉켜 살아가는 곳이기에 유럽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뉴욕을 알고 싶다면 왜 그러한지에 대해 이성의 이해를 찾으려 하지 말고 보는 것을 그대로, 듣는 것을 그대로 그냥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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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팔레스타인’은 1993년 이스라엘과 PLO의 평화협정에서 태동해 2013년 유엔의 ‘옵서버 국가’로 승인받았다. 팔레스타인국의 영토는 ‘웨스트 뱅크(West Bank)’와 ‘가자 지구(Gaza Strip)’로 나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35

1장에서 테오도어 헤르츨 이야기를 했다. 그는 드레퓌스 사건을 취재하러 간 프랑스에서 큰 충격을 받고 빈으로 돌아와 유대인의 나라를 세우자고 제안하는 책 『유대 국가』를 썼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36

헤르츨의 책에서 영감을 얻은 시온주의자들은 2천 년 전 조상들이 떠났던 땅 팔레스타인을 후보지로 선택했다. 시온(Zion)은 예루살렘에 있는 산의 이름인 동시에 이스라엘의 백성·천국·이상향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시온주의는 팔레스타인에 순수한 유대인 국가를 세우려 한 특수한 형태의 민족주의였다. 시온주의자에게 팔레스타인은 ‘아랍인의 땅’이 아니라 성서의 이야기와 예언자의 말씀이 묻어 있는 ‘민족의 고향’이었다. 사실이 어떻든 그들은 그렇게 믿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37

영국 정부는 1915년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이집트 주재 외교관 헨리 맥마흔(Henry McMahon)을 통해 아랍의 정치·종교 지도자 ‘메카의 샤리프’ 후사인 빈 알리(Husain bin Ali)에게 열 통의 서한을 전달했다. 아랍인이 영국과 함께 오스만제국과 싸우면 전쟁이 끝난 뒤에 아랍 독립국가 수립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을 ‘후사인-맥마흔 서한’이라고 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39

영국 정부는 1916년 5월 러시아의 승인을 받고 오스만제국의 아랍 영토를 프랑스와 나누어 가지는 비밀협정을 체결했다. 오늘의 국경을 기준으로 보면 시리아, 레바논, 터키 남부, 이라크 북부는 프랑스가, 이라크의 나머지 지역과 팔레스타인·요르단은 영국이, 보스포루스해협 주변과 흑해 연안은 러시아가 차지하는 방안이었다. 영국의 중동 전문가 마크 사이크스(Mark Sykes)와 프랑스 외교관 프랑수아 조르주 피코(François Georges-Picot)가 초안을 만들었기 때문에 ‘사이크스-피코 협정’이라고 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39

1917년 11월에는 외교장관 밸푸어가 유대인의 협력을 얻어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일 목적으로 팔레스타인에 유대 국가를 수립하게끔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밸푸어선언’인데, 영국 정부의 속임수 외교는 단순한 배신행위로 끝나지 않고 팔레스타인의 비극을 불렀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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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전등은 매우 귀여웠다. 토끼가 나무 아래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나무 부분은 그다지 사실적이지 않았지만, 토끼는 한껏 정성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토끼의 양쪽 귀 끝과 꼬리 끝, 그리고 눈은 검었고, 몸의 나머지 부분은 새하얀 색이었다. 딱딱한 재질인데도 보드라운 분홍 입술과 복슬복슬한 털의 질감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전등에 불이 들어오면 토끼의 몸체가 하얗게 빛났고, 그 순간만은 마치 살아 있는 토끼 같아서 귀를 쫑긋 세우거나 코를 벌름거리기라도 할 것 같아 보였다. - <저주토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6406814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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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father used to say, "When we make our cursed fetishes, it’s important that they’re pretty." And the lamp, shaped like a bunny rabbit sitting beneath a tree, is truly pretty. The tree part looks a bit fake, but the bunny was clearly made with love and care. The tips of the bunny’s ears and tail are black, as are its eyes, and the body a snowy white. Its material is hard, but its body and pink lips are crafted to look soft to the touch. When the lamp is switched on and the light shines upon it, the bunny looks like it’s about to flick its ears or wriggle its nose.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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