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philosophy is the genius that has regulated my fate; I desire therefore, in this narration, to state those facts which led to my predilection for that science.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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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h a man has a double existence: he may suffer misery, and be overwhelmed by disappointments; yet when he has retired into himself, he will be like a celestial spirit, that has a halo around him, within whose circle no grief or folly ventures. - P16

From this time Elizabeth Lavenza became my playfellow,
and, as we grew older, my friend.
She was docile and good tempered, yet gay and playful as a summer insect.
Although she was lively and animated, her feelings were strong and deep, and her disposition uncommonly affectionate.
No one could better enjoy liberty, yet no one could submit with more grace than she did to constraint and caprice.
Her imagination was luxuriant, yet her capability of application was great.
Her person was the image of her mind; her hazel eyes, although as lively as a bird‘s, possessed an attractive softness.
Her figure was light and airy; and, though capable of enduring great fatigue, she appeared the most fragile creature in the world.
While I admired her understanding and fancy, I loved to tend on her, as I should on a favourite animal; and I never saw so much grace both of person and mind united to so little pretension. - P21

Every one adored Elizabeth.
If the servants had any request to make, it was always through her intercession.
We were strangers to any species of disunion and dispute; for although there was a great dissimilitude in our characters, there was an harmony in that very dissimilitude. I was more calm and philosophical than my companion; yet my temper was not so yielding.
My application was of longer endurance; but it was not so severe whilst it endured.
I delighted in investigating the facts relative to the actual world; she busied herself in following the aerial creations of the poets.
The world was to me a secret, which I desired to discover; to her it was a vacancy, which she sought to people with imaginations of her own.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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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삶의 발명 - 당신은 어떤 이야기의 일부가 되겠습니까
정혜윤 / 위고 / 2023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삶의 다른 말은 '스토리(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 사람의 삶이란 결국 그의 이야기겠고요.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지나온 삶을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삶은 또 어떻게 써내려갈 수 있을까?'

 

정혜윤PD<삶의 발명>에서 작가가 천착하는 것은 삶이란 게 결코 사회 문제와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삶과 나의 삶이 결국 이야기(서사)의 구조 속에서 같이 직조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따지고 보면 모든 이야기는 관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쓰던 책 <삶의 발명>은 창조의 에너지와 관계의 에너지가 균형 있게 만나 기쁘게 이 세계의 일부분의 되는 존재 방식을 찾고자 하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란 결국 관계를 통해 존재를 찾는 과정일 수도 있구나.

작가의 직업이 방송국(라디오)PD 이기도 하기에 취재 과정에서나 평소 주위에서나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을 수밖에 없겠죠. 작가가 직업적 소명의식이 남달리 투철한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그냥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는 사회 현상과 문제에 대해 관심의 층위를 표면에만 머무르려 하지 않고 좀 더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타인의 이야기 속으로 스스로를 가까이 하는 거죠. 그런데 여기엔 다소간의 고통이 수반될 수 있어요. 모르는 게 약이고 아는 게 병이더란 말이 있듯이요. 어떤 사실을 알게 된 이상 그것을 알기 전으로 시계바늘을 돌릴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삶의 발명>은 기후 위기와 동물 대멸종의 시대에 기쁘게 인간이 될 방법을 찾고 지구에서의 삶을 깊고 풍요롭게 누리는 방법을 찾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에게 삶은 좋은 이야기를 찾는 과정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이야기의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이다."

 

'태평양전쟁 전범 유족회'를 통해 포로감시원으로 전범재판소에 회부되어 사형을 당하고 살아도 고통 속에서 살 수 밖에 없었던 조선 청년들과 그 가족의 문제를 다룬 첫 번째 글 '앎의 발명' 역시 내게는 생소한 이야기였지만, 글을 읽으며 <조문상의 유서-싱가포르 전범재판> 일화 속 조문상이 되어 봅니다. 경성제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콰이강의 다리 미얀마 건설 현장에서 일본군 육군 군속으로 통역 업무를 담당하다 1947225, 스물여섯 살에 포로 린치 혐의로 싱가포르 창이 형무소에서 사형된 일본 이름 히라하라 모리츠네. 그 시절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태평양전쟁 전범재판에서 주요 전범들은 풀려나고 식민지배 받던 조선의 군속들은 전범으로 처형되고 정신병원에 갇히고도 부끄러운 삶을 평생 불구로 살아가야 했던 운명이라니. 책을 읽는 동안 조문상이란 인물에게서 나오기 어려웠습니다. 이야기의 힘이 이런 것일까?

 

"역시 정말로 죽고 싶지 않다. 이런 세상에 미련이 없다는 말은 본심이 아니었다. 역시 이 세상이 그립다. 이제 와서 아무 소용이 없다면 영혼만이라도 이 세상 어딘가를 떠돌고 싶다. 가능하다면 누군가의 기억 속에라도 남고 싶다. 26년이 거의 꿈에 지나지 않았다. 지극히 짧은 시간이라고 할 만하다. 이 짧은 일생 동안 무엇을 했는가. 완전히 나를 잊고 있었다. 모든 것이 흉내와 허망. 왜 좀 더 잘 살지 않았던가? 자신의 것이라고 할 만한 삶을 살았다면 좋았을 것을. 친구야! 아우야! 자신의 지혜와 사상을 가져라. 나는 지금 죽음을 앞에 두고 나의 것이 거의 없다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조문상 유서의 한 부분을 인용한 이 대목을 읽으며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예루살렘의 아이히만(Eichmann in Jerusalem: A Report on the Banality)> 속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이 떠올랐어요. 똑같이 전범이 되어 사형 당했던 공통점이 있지만, 결국 아이히만은 생각 없는 껍데기로 생을 마감한다는 점에서 조문상과는 달랐습니다. 아렌트가 이야기 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 의미상 진부함 또는 상투성이 더 적절할 듯함)'으로 대부분의 조선인 종범들의 운명도 그렇게 되었으리라. 조문상처럼 껍데기를 벗고 자기 자신을 찾고 자기 자신으로 떠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에.

 

그리고 나머지 다섯 개의 일화들인 대형 참사와 그 유족들의 이야기 '사랑의 발명',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이야기 '목소리의 발명', <나의 문어 선생님> 이야기 '관계의 발명', 그리스 신화와 산업재해 이야기 '경이로움의 발명', 그리고 육두구와 <지도 끝의 모험> 이야기 ' 이야기의 발명'도 모두 흥미로운 소재이면서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면 쉽게 나오기 힘이 들었습니다. 과연 나는 작가가 말한 '앎의 지도'를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까?

 

정혜윤 작가를 몇 년 전 <삶을 바꾸는 책 읽기>로 처음 만났습니다. 그땐 제대로 몰랐던 것 같아요. 그저 글 쓰는 독특한 개성의 라디오PD의 가벼운 에세이인가 보다 하고 한동안 잊었죠.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삶의 발명>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솔직히 여러 내용이 왔다 갔다 하는 글의 구성이 아직 조금은 적응하기 쉽지는 않지만, 그의 메시지만큼은 명확하고 또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의 지향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앞으로도 그의 다른 책을 기대해 봅니다.

 

"거북이 알은 생명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는 존재다. 달이 그런 것처럼, 파도가 그런 것처럼,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고 지구는 더 이상 황금 보물을 찾아 정복할 곳이 아니라 잃어버린 의미와 신비를 되찾는 곳이다. 나는 거북이 알과 맛있는 귤에 걸맞은 이야기를 따라가 볼 생각이다. "이 이야기가 딱이야!" 그런 이야기를 찾을 수만 있다면 세상에 들려줄 것이다."

부끄럽지만 내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지난 4월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에 부딪힌 나는 3미터를 날아가 땅에 떨어졌다고 한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내 부서진 치아 조각들을 손에 들고 무릎을 꿇고 땅에 앉아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구급차와 경찰차가 달려왔다. 꼭 크리스마스 캐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한 구절처럼 사방이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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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hings Like These : Shortlisted for the Booker Prize 2022 (Paperback, Main) - 『이처럼 사소한 것들』원서
Claire Keegan / Faber & Faber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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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성탄절과 연말연시, 남들처럼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괜찮은 원서 책 하나라도 읽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부담 없는 걸로 하나 고른 책이 클레어 키건 Claire Keegan의《Small Things Like These》(Faber & Faber, 2022)이었어요. 책 제목처럼 110쪽(전자책 70쪽) 분량의 비교적 작은 책이었는데 새해맞이 독서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As good as it gets)’였어요. 


내가 빌 펄롱 Bill Furlong 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덕분에 가족과 가장, 종교, 사랑, 잘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 등 삶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재뿐만 아니라 아래 부커상(Booker Prize) 심사평처럼 형식미와 간결한 문체 역시 좋았었어요. 보통 책을 두 번 연속으로 읽지는 않는데, 이 작품은 재독을 하게 되었어요.  


‘A story of quiet bravery, set in an Irish community in denial of its central secret. Beautiful, clear, economic writing and an elegant structure dense with moral themes.’ 

- The 2022 judges on Small Things Like These 


이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영상도 참고하면 좋아요. https://youtu.be/iPqD-Aykgns?si=K1OxdrkyOjSmwEZg


2월 15일 개막하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이 작품을 원작으로 아일랜드 배우 킬리언 머피 Cillian Murphy가 제작과 주연 한 동명의 영화도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군요. 아일랜드의 작가 클레어 키건을 새롭게 알게 되어서 좋았고, 영화《맡겨진 소녀》로 먼저 국내에 소개되었던《Foster》와 첫 단편집 《Antarctica》등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부담 없는 분량들이라 모두 읽어 보려 해요. 


 빌 펄롱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는 《Small Things Like These》의 마지막 문단을 원서와 국내 번역본 《이처럼 사소한 것들》(홍한별 옮김, 다산책방, 2023)로 같이 공유해 봅니다. 


The worst was yet to come, he knew. Already he could feel a world of trouble waiting for him behind the next door, but the worst that could have happened was also already behind him; the thing not done, which could have been - which he would have had to live with for the rest of his life. Whatever suffering he was now to meet was a long way from what the girl at his side had already endured, and might yet surpass. Climbing the street towards his own front door with the barefooted girl and the box of shoes, his fear more than outweighed every other feeling but in his foolish heart he not only hoped but legitimately believed that they would manage.(p.110)

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걸 펄롱은 알았다. 벌써 저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것,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p.121)


그리고 믿고 읽는 번역가 홍한별 작가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 북토크 후기도 내용이 좋아 공유합니다. https://blog.naver.com/100days_journey/223319965199

In October there were yellow trees. Then the clocks went back the hour and the long November winds came in and blew, and stripped the trees bare. In the town of New Ross, chimneys threw out smoke which fell away and drifted off in hairy, drawn-out strings before dispersing along the quays, and soon the River Barrow, dark as stout, swelled up with rain.(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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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걸 펄롱은 알았다. 벌써 저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것,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기 집으로 가는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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