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애니스1에서 앨리스 섬으로 가는 페리 안, 어밀리아 로먼은 손톱에 노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칠이 마르기를 기다리면서 전임자의 메모를 훑어본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2

‘아일랜드 서점, 연매출 대략 35만 달러, 매출의 대부분은 휴가철 피서객이 몰리는 여름 몇 달에 집중.’ 하비 로즈의 메모가 이어진다. ‘매장은 17평. 주인 외에 정규 직원 없음. 어린이 책이 매우 적음. 온라인 활동은 걸음마 수준. 주민을 위한 행사 등 거의 없음. 문학을 주로 취급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편이지만 피크리의 취향이 아주 독특함. 안주인 니콜이 없는 상태에서 그의 판매 수완은 신통치 않음. 피크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아일랜드 서점은 섬 안의 유일한 책방임.’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2

어밀리아는 약간의 숙취 기운을 다스리며 하품을 하고, 쪼끄맣고 까다로운 서점 하나 때문에 이렇게 긴 여행을 감수할 가치가 있을지 고민한다. 하지만 손톱의 매니큐어가 다 말라갈 즈음 어밀리아의 못 말리는 긍정적 기질이 고개를 든다. 당연히 그럴 가치가 있지! 그녀는 쪼끄맣고 까다로운 서점 전문이고, 그런 서점을 운영하는 까칠한 주인들에게 특히 강하다. 그녀의 재능은 그뿐만이 아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 하기, 저녁식사에 어울리는 와인 고르기(또한 고주망태가 된 친구들을 어르고 달래서 화합시키는 요령), 화초 기르기, 길냥이랑 놀기, 그 밖에 딱히 쓸모를 논하기 애매한 능력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3

그녀는 서른한 살이고, 지금쯤 임자를 만나야 되지 않나 싶다.

그렇긴 해도……

긍정왕 어밀리아의 신념은 감수성과 관심사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과 같이 살 바에야 혼자 사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렇잖은가?)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6

가끔은 로맨틱한 남주가 나오는 소설도 나쁘진 않지만, 어밀리아의 독서 취향은 그보다는 훨씬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게다가, 그녀가 비록 험버트 험버트2를 캐릭터로서 애정하긴 해도 평생의 반려자로서나 남자친구 혹은 어쩌다 만나는 지인으로라도 마다하게 될 거라는 점은 솔직히 인정한다. 홀든 콜필드3와 저 두 신사양반, 로체스터4와 다아시5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6

아일랜드 서점

앨리스 섬의 유일무이한 순문학 공급처. 1999년 개점.

"인간은 섬이 아니다.6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상이다."

6 영국 시인 존 던의 유명한 시구.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7

보통은 뭐가 됐든 장점을 찾아내서 말한다. 책에 대해서, 그게 안 되면 표지에 대해서, 그게 안 되면 저자에 대해서, 그것도 안 되면 저자의 웹사이트에 대해서. 그러라고 월급을 받는 거니까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8

이 책들은 아직 빛을 못 봤을 뿐인 언더독, 중고신인, 최약체였다. (이것은 그녀가 스스로를 보는 시각과 일맥상통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망자는 시간의 흐름을 재지 않는다. 1분, 한 시간, 한 세기가 다 똑같다. 지구상 모든 생물종의 이름을 다 붙여도 될 9백만 년이란 시간이 흐른다 해도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 <종소리>, 닐 셔스터먼 / 이수현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390fa2df09a45b5 - P998

앞에 친숙한 얼굴이 있다. 그 얼굴을 보자 마음이 편해진다. 남자가 웃는다. 남자는 전과 똑같으면서 어딘가 다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작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기묘한 빛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종소리>, 닐 셔스터먼 / 이수현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390fa2df09a45b5 - P1000

로언의 미소가 더 커진다.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눈물은 천천히 떨어진다. 마치 중력 자체가 전보다 덜 강하고, 전보다 덜 부담 가는 것 같다.
「그게 언제였지?」 시트라가 묻는다.
「조금 전이었어.」 로언은 대답한다. 「바로 조금 전.」 - <종소리>, 닐 셔스터먼 / 이수현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390fa2df09a45b5 - P10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공적인 거짓말에 연료를 붓는 건 거짓말쟁이가 아닐세. 듣는 사람들이 기꺼이 믿으려 하는 마음이 연료를 공급하지. 먼저 그 믿고 싶어 하는 마음을 부수기 전에는 거짓말을 폭로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 사람들에게 그냥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진실로 이끄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네. - <종소리>, 닐 셔스터먼 / 이수현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390fa2df09a45b5 - P4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며칠 전 밤에 오스틴 인근 웨스트레이크힐스에서 열린 파티에서 바람을 쐬려고 밖으로 나갔다가 뒷마당 야외 화로 주위에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는 옛친구들을 발견했다. 묘한 광경이었다. 여러 해 동안 못 보던 친구들이 대부분인데다 다들 아직도 담배를 피우고 있어서 더욱 그렇게 보였다. 마치 그들은 멈춘 시간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고 그동안 나만 다른 곳에서 결혼을 하고 자식도 낳으며 늙어간 것 같았다. 새벽 한시에 가까운 시간이었고 아내 로라는 먼저 집으로 돌아간 지 오래였다. 그날은 밤공기가 싸늘해서 모두 모닥불 주위에 웅크리고 앉아 무릎을 끌어안은 채 바람막이 점퍼를 바짝 여미고 있었다. - P10

그때는 그저 소박한 일상 같았지만 아직도 나는 기억한다. 건물 아래쪽 입구로 걸어올라가 초인종을 울리면 몇 초 뒤 둘 중 하나의 얼굴이 창문에 나타나 나를 내려다보고 웃으며 올라오라고 손짓할 때의 그 기대감을, 그런 다음에는 인터컴으로 방금 와인을 땄다고, 빨리 들어오라고, 바깥은 너무 춥지 않냐고 말하던 둘 중 하나의, 대개는 리베카의, 그 목소리를. - P128

자식을 땅에 묻는 불가해한 과제 앞에서는 인생의 그 어떤 경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눈을 내리깔고 그 말을 하는 아버지의 손이떨렸고 내 몸속에서 뭔가가 꿈틀거렸다. - P3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f you live in San Antonio long enough, you begin to develop a tolerance for heat; and I’m not just talking about the outdoor kind. - P85

"You want to stay away from that one. It’ll bite you." - P85

As for Teresa, she’d supply the music—usually some type of folk music from the 1960s (I remember her playing a lot of Joni Mitchell and Joan Baez). - P85

"el diablo." It remained there in the middle of the room, solitary and untouched, even as people began to leave and Teresa cleared the table. She kept it there, as if not wanting to say goodbye to it yet. - P87

That winter I went there every single day for lunch and ordered the same thing: pozole soup. - P153

I had very little else in my life that I considered my own. - P153

but those in the know knew. - P153

I moved in closer. I watched Natalie lean her head forward, relax her shoulders. I wondered what might happen if I waved to her or called out her name. I wondered if she might see me, if she might come to the door, just this once, and let me in. - P60

It seemed like such a simple thing back then, but I still remember it now, that sense of anticipation as I walked up to the foot of their building and rang the buzzer, and the sight, a few seconds later, of one of their faces in the window, looking down at me and smiling, then waving me up, and then finally the sound of one of their voices, usually Rebecca’s, on the intercom, telling me that they’d just opened up a bottle of wine and that I should come right in, that it must be freezing out there. - P83

It’s strange to be forty-three years old and have no clue what the future might hold, to realize that you might have stepped onto the wrong train at some point in your life and somehow ended up in a place you hadn’t expected or wanted or even known about when you were young. - P82

The diehards at the end of the bar, ladling soup into their mouths. Where had they gone? - P155

He finished by saying in a quiet, almost inaudible voice that nothing in his life had prepared him for the incomprehensible task of burying his own child. He looked down as he said this, his hands shaking, and something in my body shifted. - P49

"Sometimes I find myself trying so hard to hold on to that idea of who I used to be, you know? It’s so painful to let that go." - P1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