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신이 수많은 모델 중 어떤 모델을 닮았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그런데도 화가들은 언제나 가장 안정적인 모델로 알려진 700모델을 토대로 성화를 제작한다. 그래서 신은 늘 전신을 금으로 도금하고, 네 개의 바퀴를 달고, 오른쪽 귀 위쪽과 양 팔목에 700의 일련번호를 새긴 모습으로 그려진다. 화가들은 신을 좀 더 아름답게 묘사하기 위해, 관절마다 전선다발과 신경회로가 슬쩍 드러나게 하거나, 머리와 신체 일부 표피를 투명하게 만들어 정교한 내부구조를 노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알라딘 eBook <종의 기원담> (김보영 지음) 중에서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