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를 달리는 이의 시선은 계속 이동한다. 따라서 달리는 동안 보는 모든 대상은 러너의 움직이는 시야에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다. 즉 야외를 달리는 중에 보는 사물은 중심시각foveal vision이 아니라 주변시각peripheral vision으로 감지된다는 뜻이다. 흔히 말하는 ‘흐린 눈으로 보기’가 되는 것이다. 의외로 주변시각은 요점이나 특징을 재빨리 간파하는 데 중심시각보다 월등하다. 달리는 동안 주변시각을 통해 파악한 그날의 광경은 하루의 내러티브를 남긴다. 오늘 본 나무, 오늘 본 일출, 오늘 지나친 사람들, 오늘 만난 강아지들. 매일이 새로운 내러티브다.

-알라딘 eBook <길 위의 뇌> (정세희 지음) 중에서 - P1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