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이렇게 자기 안으로 숨어버린 것이 그레이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스토너는 알 수 없었다. 그레이스도 그 나름대로 제 엄마만큼 쌀쌀맞고 말없는 아이로 변해버린 탓이었다. 그레이스는 입을 다물고 침묵을 지키는 버릇이 생겼다. 아버지에게 수줍고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가 병을 앓던 여름에 그레이스는 아무도 모르게 그의 작은 방으로 들어와 옆에 앉아서 함께 창밖을 내다보곤 했다. 단순히 아버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때에도 그녀는 침묵을 지켰으며, 그가 그녀의 내심을 끌어내려고 하면 불안해했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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