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을 맞으며 피우는 담배맛은 끝내주었다. 엄마는 동네 입구 하천 다리 위에 또다시 차를 세웠다. 남은 맥주를 들어 꿀꺽꿀꺽 마시고는 빈 캔을 다리 난간 너머로 던졌다. 내가 들고 있던 빈 맥주 캔도 빼앗아 말릴 새도 없이 난간 너머로 던졌다. 내가 어이없는 표정을 짓자 엄마는 어쩌라고 하는 표정으로 응수했다.
가을밤이면 나는 그날 밤을 떠올린다. 창으로 쏟아져드는 가을바람의 냄새를, 엄마와의 늦은 밤 드라이브를. 그것은 오래된 영화처럼 멈춰선 시간의 그리움이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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