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이렇게나 많은 남자가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말을, 무엇을 속이거나 팔아넘기겠다는 말로 번역해서 들을까.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58

속을 보이면 어째서 가난함과 평안함이 함께 올까. 그날 ‘맹이의 대모험’이었던 블로그 이름이 ‘돌멩이의 대모험’으로 슬쩍 바뀌었고, 이런 글이 올라왔다.
‘구르더라도 부서지진 않았지.’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61

모든 것이 은총처럼 빛나는 저녁이 많아졌다. 하지만 맹희는 그 무해하게 아름다운 세상 앞에서 때때로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런 마음이 어떤 날에는 짐 같았고 어떤 날에는 힘 같았다. 버리고 싶었지만 빼앗기기는 싫었다. 맹희는 앞으로도 맹신과 망신 사이에서 여러 번 길을 잃을 것임을 예감했다. 많은 노래에 기대며. 많은 노래에 속으며.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63

한낮의 아스팔트 위에 죽은 것이 있었다.
검붉은 피가 엉겨붙은 잿빛 털 뭉치. 얼마 전까지 작은 동물이었던 것의 잔해. 자세히 보기는 꺼림칙했다. 일곱 살의 그는 고개를 돌렸다. 작고 둥근 흙무덤을 잠시 상상했다. 만화에서는 그런 무덤 앞에 나뭇가지 두 개를 엮은 십자가가 으레 꽂혀 있었다. 곧 그는 더러운 것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는 부모의 말을 떠올렸다. 횡단보도 앞에서 좌우를 살폈다. 약국과 복권 가게 사이로 난 차도는 한산했다. 신호등도 없는 곳이었다.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66

관건은 적절한 때에 적절한 말과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에게는 꽤 많은 경험이 누적되어 있었다. 그는 이제 그 ‘적절함’ 안에는 ‘적절한 정도의 의외성’, 즉 이유 없는 작은 선물이나 늦은 밤의 괜한 연락, 심지어는 의도적인 무관심도 포함된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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