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저녁 일곱시의 급행 전철에 실려가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대체로 선 채였는데 가끔 인파에 끼여 두 발이 떴다. 내리거나 타려고 맹렬히 움직이는 사람들 틈에서 그녀는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때때로 빙글빙글 돌았다. 작은 체구의 그녀가 키다리들 사이에 끼인 그림은 조금 우스웠다. 덩치에 안 맞게 비굴한 하루를 보낸 사내 몇은 어깨 아래 쪼그라든 그녀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저 여자 머리 위에 팔을 걸치면 편하겠어.’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34
다만 〈솔로농장〉은 시청자들로부터 ‘리얼리즘이 살아 있는’ 부동의 원조 맛집으로 여겨졌다. 맛집 중에서도 청국장같이 냄새나고 소대창만큼 기름을 튀기는데 등뼈찜처럼 손가락을 빨게 만드는, 우아하지도 산뜻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봐도 부끄럽지 않은 프로그램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44
그래야지. 그런데 당신 혹시 따뜻하고 향긋한데다가 장 건강과 피부 미용에도 좋다는 우엉차 같은 남자니. 따뜻한 흰쌀밥과 언제나 어울리는, 자기주장은 약하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우엉조림 같은 남자냐고.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48
상투적이지만 정중해. 우엉 당신, 거절도 마음에 들게 하네. 다만 이제 산 아래로 바위가 굴러떨어질 차례. 맹희는 엉덩이를 툭툭 털며 이렇게 대화를 맺었다. "그래도 전 삽질한 거 후회 안 해요."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55
방송을 보며 맹희는 생각했다. 저게 나인가. 아니지. 저것도 나인가. 그건 맞지. 완두는 맹희의 전부는 아니었지만 일부이긴 했다. 나 생각보다 관종이었을지도.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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