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체신염絲球體腎炎." 이니드는 공책에 이렇게 썼다. 이런 환자는 처음이었다. 문제는 퀸 부인의 신장 기능이 떨어지고 있지만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신장은 수분이 빠져나가 딱딱하고 쓸모없는 과립덩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현재 소변량은 많지 않고 색깔이 뿌옜으며, 지독한 입냄새나 살냄새는 불길한 징조였다. 그 냄새 외에도 희미하지만 썩은 과일 냄새도 났는데, 이니드의 생각에 그 냄새는 퀸 부인의 피부에 나타난 연보라색이 도는 갈색 반점과 관련이 있는 듯했다. 퀸 부인은 다리에 불쑥불쑥 통증이 찾아올 때마다 움찔움찔 경련을 일으켰고, 심한 가려움증에 시달리고 있어 이니드가 얼음으로 피부를 문질러줘야 했다. 이니드는 수건에 얼음을 싸서 그녀를 괴롭히는 부위마다 대주었다.
-알라딘 eBook <착한 여자의 사랑>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중에서 - P48
"냄새나는 쓰레기를 치우면 속이 시원할 텐데." 퀸 부인이 말했다. "다들 그렇게 말하잖아요. 냄새나는 쓰레기를 치우면 속이 시원할 거라고. 이제 나는 그이한테 쓸모가 없어요, 안 그래요? 어느 남자한테도 쓸모가 없죠. 그이가 밤마다 나가는 건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겠죠?"
-알라딘 eBook <착한 여자의 사랑>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중에서 - 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