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햇빛과 정을 통했다.달아오른 옥상 한가운데 웅크려앉은 의선이 햇빛과 정을 통하는 것을 명윤은 잠자코 바라보고 있었다. 명윤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곳은 나지막한 콘크리트 난간이 만들어준 옹색한 응달로, 그 다세대 건물의 삼십오 평 옥상에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알라딘 eBook <검은 사슴> (한강 지음) 중에서 - 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