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사이 그녀의 얼굴은 마치 뼈 위에 얇은 가죽을 덮어놓은 것처럼 말라 있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모든 표정이 닳아 없어져, 어떤 감정도 담을 수 없는 질긴 가죽만 남은 것 같았다

-알라딘 eBook <노랑무늬 영원> (한강 지음) 중에서 - P87

높고 반듯하게 솟은 그 나무들의 줄기와 가지에도 눈이 얼어 있다. 하늘은 파랗고, 차가운 햇빛이 우듬지의 윤곽을 에워싸고 있다. 한동안 고개를 뒤로 젖히고 올려다보다가, 내가 그것들을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냉혹할 만큼 완전하게 은희 언니를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알라딘 eBook <노랑무늬 영원> (한강 지음) 중에서 - P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