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장이 다 그러하겠지만, 이곳에서도 벌통은 아름다운 꽃들과 고요한 대기에, 달콤한 공기와 햇빛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이른바 정점에 달한 여름의 환희를 맛보았다.
그리고 꿀벌들이 전원의 향기를 운반하느라 바쁘게 지나가는 하늘 길의 반짝이는 교차점에서 사랑의 한때를 보냈다. 그들은 행복해 보이는 영혼의 울림, 꿀벌들이 연주하는 지적인 음악 소리를 들었다. 그곳은 기쁨의 장소였고, 꿀벌들이가르치는 학교였다.
사람들은 전지전능한 자연의 관심사, 동물.식물. 광물계 사이의 눈부신 상호 관계, 끼어들 틈 없이 잘 짜인 풍요로운 조직, 부지런하며 공평한 노동이 지닌 도덕적 가치 따위를 배우러 그곳에 모여들었다.
일벌들은 노동의도덕성뿐 아니라 여가를 즐기는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그녀들은 허공의 들판을 굴러가는 일상의 환희를 그 작은 날개로 밑줄을 쳐가며 강조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순수한 행복이 그렇듯 추억조차 없을 것 같은 투명한 유리구슬만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 P18

벌집을 처음 열어본 사람은 묘지를 파헤칠 때와 같은 일종의 불안감에 휩싸일지도 모른다. 확실히 꿀벌 주위에는 두려운 전설이 따라다닌다. 갑자기 밀려오는 소름끼치는 감각, 사막의 폭염처럼 상처에 퍼지는 통증, 그것을 일으키는 저 벌침에 쏘인 고통스러운 추억도 되살아난다. 벌침은 태양의 딸들이 빚은 달콤한 보물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키기 위해 아버지의 맹렬한 광선에서 눈부신 독소를 추출해놓은 것만 같다. - P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