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드레스를 입은 여왕을 보았다. 드레스에 촘촘히 달린 눈들은 모두 투명했으며, 타오르는 불꽃 같기도 크리스털 같기도 했다. 머리에 층층이 쌓인 왕관은 드레스에 달린 눈만큼이나 많았다. 여왕은 소름 끼치게 빠른 속도로 다가와 내 목을 밟고서 끔찍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가?" 나는 말했다. "물론입니다! 오래도록 나에게 고통과 슬픔을 주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내 영혼의 이성입니다."

―브라반트의 하데베이흐,
13세기 시인이자 신비주의자
(엘리엇 와인버거 『천사와 성인』에 변형되어 인용)

-알라딘 eBook <매니악>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송예슬 옮김) 중에서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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