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그림이 ‘짠’ 하고 커튼을 열어 안을 보여주는 건물 1층의 창문들처럼 보였다. 보통 한 전시실에는 네 면의 벽에 걸쳐 열 개에서 스무 개 정도의 금테를 두른 ‘창문’이 나 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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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조용하던 어느 날 아침, 눈을 비벼 남아 있는 졸음을 쫓으며 고개를 들었는데 바로 눈앞에 〈스페인 왕녀 마리아 테레사María Teresa, Infanta of Spain〉(훗날 프랑스 루이 14세의 왕비가 된 마리아 테레사 왕녀를 그린 초상화. 스페인의 궁정화가로 활동했으며 대작 〈시녀들Las Meninas〉로 유명한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의 작품–옮긴이)가 있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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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테일을 한 예쁘장한 젊은 엄마가 1665년경에 그려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초상화(〈젊은 여성-습작Study of a Young Woman〉,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대표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The Girl with a Pearl Earring〉와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같은 테마의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구도와 명암 처리 기법을 볼 수 있다–옮긴이) 앞에 선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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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베네치아의 가장 위대한 화가는 ‘티션Titian’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티치아노 베첼리오Tiziano Vecellio다. 마치 물웅덩이와 적포도주를 섞어서 색을 빚어내기라도 하듯 그는 자신이 그려내는 광경을 장미빛으로 감쌌다. 나는 그의 명작 〈비너스와 아도니스Venus and Adonis〉(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등장하는 설화 속 한 장면을 표현한 그림–옮긴이)에 다가간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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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안의 시간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기보다 흘러들어 고인 느낌이다. 과거와 미래가 생명력 넘치는 현재에 휩싸인 듯 이 젊은이는 가차 없는 시간의 화살을 피할 수 있기라도 하는 듯하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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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살아 있는 자연은 전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아. 겹치는 것도 엄청나게 많고, 빙빙 돌고, 주제 하나를 놓고 수백만 개의 변형을 만들어내. 그래서 4분의 3쯤 잘못돼도 생명체는 죽질 않아. 그 결과로 생기는 게 골드버그 장치 같은 건데, 무지 튼튼한 골드버그 장치인 거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괴상하고 엄청나게 여러 겹을 가진 물건이 탄생하는 거야.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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