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목소리에 질려버렸지 _레이먼드 카버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왔지 그 목소리가 자신의 목소리임을 서서히 깨닫고 그 목소리를 길동무 삼아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하겠다는 결심으로 세상 속으로 깊이 들어갔지 _메리 올리버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101
삶에 형태를 부여할 자신만의 고유한 방법을 어떻게 발견할까? 이 문제는 이제 내게는 싱거울 정도로 쉬워졌다. 나는 책을 읽으면 된다. 내게는 새 책에 대한 기대가 새 삶에 대한 기대, 곧 내 목소리와 합쳐질 새 목소리에 대한 기대나 같았다. 작가들은 나에게 새 ‘눈’과 새 ‘목소리’를 준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101
오늘날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많은 것들이
한때는 내 눈에 전혀 보이지 않았었다
이제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너무나 눈부시게 살아 있고 너무나 빛이 나지만
그 깃털과 몸통은 너무나 부드럽지만
너무나 위기에 처해 있는
사랑하는 것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생의 소원이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109
시인 예이츠는 "우리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생각은 머리가 아니라 몸 전체로 떠올린 생각이다"라고 했는데 서 선장의 말이 바로 그런 말이다. 서 선장의 피 속에 흑두루미의 피도 함께 흐르고 있는 셈이다. 그는 바로 이런 모습으로 겨울 들판의 아침 풍경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순천만의 일부가 되었을 것이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119
두리는 춤을 추면서 에그머니에게 속삭인다.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이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해서,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에 대해서, 친구들로부터 받은 환대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에 대해서, 자유가 좋다는 것을 알지만 그 자유엔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지에 대해서. 앞날을 모르면서 뭔가를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서. 그러나 강은, 바다는, 밀밭은, 숲은 얼마나 반짝이는지에 대해서.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123
이사 레슈코의 사진집 『사로잡는 얼굴들』(부제는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이다)은 늙은 농장동물들의 얼굴을 담은 사진집이다. 늙은 농장동물들의 얼굴을 궁금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므로 이 책도 ‘새(로운) 목소리’에 해당한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124
그의 사진을 보면 동물들에 ‘대해서’ 말하지만 동물들을 ‘위해서’ 말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무엇에 ‘대해서’ 말하는 동시에 무엇을 ‘위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 가진 가장 좋고 아름다운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125
‘○○를 사랑하게 된 그 시간에 감사드린다.’ 이 문장에 내 인생 전체가 담겼으면 좋겠다. 사랑할 줄 안다는 것은 시간과 삶이 준 가장 큰 선물이고 삶의 의미는 자신으로부터 나오지 않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나오므로. 그리고 삶은 결국은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말할 줄 알게 되는 하나의 과정이므로.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8157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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