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정말로 죽고 싶지 않다. 이런 세상에 미련이 없다는 말은 본심이 아니었다. 역시 이 세상이 그립다. 이제 와서 아무 소용이 없다면 영혼만이라도 이 세상 어딘가를 떠돌고 싶다. 가능하다면 누군가의 기억 속에라도 남고 싶다. 26년이 거의 꿈에 지나지 않았다. 지극히 짧은 시간이라고 할 만하다. 이 짧은 일생 동안 무엇을 했는가. 완전히 나를 잊고 있었다. 모든 것이 흉내와 허망. 왜 좀 더 잘 살지 않았던가? 자신의 것이라고 할 만한 삶을 살았다면 좋았을 것을. 친구야! 아우야! 자신의 지혜와 사상을 가져라. 나는 지금 죽음을 앞에 두고 나의 것이 거의 없다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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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렇게 끝내고 싶지 않다. 나는 그들이 그들만의 역사를 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느낀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그들의 이야기가 삶의 가장 비밀스러운 부분을 건드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태까지 나의 삶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나의 삶이 아니었다는 앎. 식사는 식사 이상, 노래는 노래 이상, 삶은 자고 먹고 노래하는 그 이상의 것, 우리가 뭐라고 말하든 그 이상의 것, 죽을 때 돌아보고 후회할 우리의 것, 소중한 것이라는 앎 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자기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가?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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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양심―우리가 위기에 처하면 타인에게 있기를 바라는 바로 그것―에 호소한다는 말이다. 도의심은 그를 예전 삶에서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게 도와주는 단어였다. 그는 각자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것,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 인간성을 지켜준다는 것을 어렵게 알았고 알게 된 뒤에는 그 앎에 따라 살았다. 그는 인생의 어떤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았고, 자신에 대해서 친구들에 대해서 말할 줄 알게 되었고, 자기 자신으로 살다가 자기 자신으로 떠났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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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이 살기 위해서라도 세계에 대한 앎이 바뀌어야 한다. 세상을 이전과는 다르게 알아야 한다. 알았던 것을 잊어버려야 한다. 다행히 어떤 앎은 지도다. 새로운 앎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새로운 삶을 살게 한다.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알게 되어야 가능성이 태어난다.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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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의 상황에 대해 나는 아무런 물증도 지식도 없다. 누군가 말해주지 않는다면. 미래의 문이 닫히자마자 우리의 지식은 전부 죽은 지식이 되리라는 사실을. - <삶의 발명>, 정혜윤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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