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할 수 없는 일과 다르다. 할 수는 있다. 할 수는 있는데 정말 하기 싫다. 때려죽여도 하기 싫다. 그러나 정말 때려죽이려고 달려들면 할 수는 있는 일이다. 그것은 가능이 아니라 선택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다.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45
거울이 수증기에 젖어 흐렸다. 목경이 팔로 거울을 문질렀다. 짧은 순간, 뒤가 비쳤다. 고모와 언니가 보였다. 아이와 아이 엄마도. 그들은 그대로 탕 안에 있었다. 수증기가 밀려왔다. 고모와 언니는(증)둥지협동조합과 함께 다시 흐려졌다.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49
일기의 기본 요소가 무엇일까요. 시간, 자극, 글이 아닐까요. 하루 동안 나의 몸과 머리로 흘러들어온 자극을 재구성해 글이라는 형태로 산출한 것이 일기라고 생각합니다.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50
‘보다’라는 부사를 통해 일기와 소설을 단절시키지 않고 비교해본 까닭은 사실을 기록한다고 여겨지는 일기에도 허구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간 기억력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51
이야기를 거칠게 꺾는 것이 아니라 끝만 살짝 구부린 느낌. 아마 별생각 없이 썼기 때문에 생겨난 느낌일 것입니다. 무심코 꺾은 병뚜껑 철사를 계속 보다보면 심오해지는 것과 비슷하지요.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51
말이 될 듯 안 되고 안 될 듯 되는, 그 아슬아슬하면서도 우리 사고가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꼭 닮은 일기. 저는 일기의 문체도 좋아합니다. 약간은 헐렁하다고 할까요.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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