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목경이 카페에서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부류는 아니었다.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9
틈 없는 정신과 틈뿐인 몸의 간극을 메운 것은 무수한 규칙이었다.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13
사람들은 골칫덩이를 치우기 위해 그녀의 팔에 물건을 쌓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만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애들의 생떼에서 시작해 어른들의 쾌락으로 끝나는 젠가 놀이처럼.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14
눈을 감자 물기가 돌면서 눈이 편해졌다. 그러자 어둠의 양끝을 긁으며 진자운동하던 시선도 어둠 속 한 점을 가만히 응시하게 되었다.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15
환영받지 못한 막내딸. 처지는 자식.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살며 무상으로 가사와 돌봄과 간병 노동을 제공하고도 끝까지 용돈 말고 자기 재산은 갖지 못한 사람.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16
권태기의 어망이 너무 넓어 부부뿐 아니라 자식에게까지 닿았고, 그럴 때면 그들은 목경과 무경의 얼굴을 골똘히 보며 ‘얘네는 누구지?’ 싶었다. 두 사람은 밤늦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18
무경은 사람보다 책을 좋아했다. 무경은 방에서 책만 읽었고 화장실에 갈 때도 자기 발을 보며 걸었다.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20
어느 날 두 사람은 무경의 비밀 리스트를 찾았다. 침대에 올라가 뛰다가 우연히 천장에 쓴 글씨를 발견했다. 두 사람은 ‘천장의 리스트’를 적어 서점으로 뛰어갔다. 국회도서관에도 갔다. 모두 헛수고였다. 사서의 도움으로 그 리스트가 걸작이지만 한국에는 번역되지 않아 읽을 수 없는 책을 쓴 작가들의 이름임을 알았다. 무경은 『세계 추리소설 걸작선』 같은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작가를 모은 모양이었다. 책을 읽지 못하니 작가의 관상, 계보상의 위상, 구미를 당기는 소개 글 등이 선정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알라딘 eBook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중에서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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