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2년. 학교에 다니는 모든 아이들이 아는 연도다. 컴퓨터의 힘이 무한해진 해, 또는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무한에 가까워진 해였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게 된 해였다. 〈클라우드〉는 〈선더헤드〉로 진화했고, 알 수 있는 모든 것의 전부가 이제 선더헤드의 무한에 가까운 메모리 속에 담겨,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접속할 수 있게 되었다. - <수확자>, 닐 셔스터먼 / 이수현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3584 - P58

2042년은 우리가 죽음을 정복한 해이며, 숫자 세기를 그만둔 해이다. 물론 그 후에도 수십 년을 더 세기는 했지만, 불사(不死)를 얻은 순간부터 지나가는 시간은 의미를 잃었다. - <수확자>, 닐 셔스터먼 / 이수현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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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이름이 로언이라고 했고, 두 사람이 악수를 나누는데 조명이 어두워지며 커튼이 올라가더니, 대화를 이어 가기에는 너무 크고 풍성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오페라는 베르디의 「라 포르차 델 데스티노La Forza del Destino」, 즉 〈운명의 힘〉이었지만, 두 사람을 이 자리에 던져 놓은 것은 분명 운명이 아니라 아주 계획적인 누군가의 손이었다. - <수확자>, 닐 셔스터먼 / 이수현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3584 - P67

자신의 인생이 어떤 길을 갈지 확신한 적은 없었다. 아마 대학에 가고, 뭔가 재미있는 분야에서 학위를 딴 후에 안정된 직업에 정착해서, 편안한 남자를 만나고, 점잖고 평범한 삶을 살겠거니 했다. 그런 삶을 갈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예상했다. 시트라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랬다. 정말로 열망할 만한 것이 없는 시대에 삶은 주로 유지 보수였다. 영원한 유지 보수. - <수확자>, 닐 셔스터먼 / 이수현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3584 - P85

결국 결정을 내려 준 것은 그림이었다. 그날 밤 로언의 꿈에는 회화 캔버스들이 어른거렸다. 사망 시대의 삶은 어땠을까?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열정이 가득했으리라. 신앙을 낳을 정도의 두려움. 고양감에 의미를 부여하는 절망. 그 시절에는 겨울도 더 춥고 여름은 더 더웠다고들 했다. - <수확자>, 닐 셔스터먼 / 이수현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3584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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