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은 잘못 걸려 온 전화로 시작되었다. 한밤중에 전화벨이 세 번 울리고 나서 엉뚱한 사람을 찾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훨씬 나중에, 그러니까 자기에게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는 우연 말고는 정말인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 터였다. 하지만 그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처음에는 단지 사건과 결과가 있었을 뿐이다. 그 일이 다르게 끝이 났건, 낯선 사람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로 미리 정해진 것이었건,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야기 그 자체이며,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는 여기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 - <뉴욕 3부작>, 폴 오스터 / 황보석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71 - P7
그는 1년 중 다섯 달이나 여섯 달 동안만 소설을 썼으므로 나머지 시간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얼마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책을 읽고 그림을 관람하고 영화를 보러 다니면서. 여름이면 그는 텔레비전으로 방영되는 야구 경기를 지켜보았고 겨울에는 오페라를 보러 갔다. 하지만 그가 무엇보다도 좋아한 것은 걷는 일이었다. 거의 매일같이, 날씨가 궂건 좋건, 춥건 덥건, 그는 아파트를 나서서 시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곤 했다. ─ 사실은 어디를 찾아가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디든 발길 닿는 대로. - <뉴욕 3부작>, 폴 오스터 / 황보석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71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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