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이가 제법 든 사람이다. 지난 30년간 종사해 온 내 직업의 특성상 나는 재미있어 보이고 좀 유별난 사람들과 보통 이상의 관계를 맺어 왔다. 내가 아는 한, 이런 사람들, 이를 테면 법률서기 혹은 필경사筆耕士*들에 관해 어떤 글이 쓰인 적은 여태껏 없었다. - <필경사바틀비>, 허먼 멜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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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서나 책 등에 글씨를 쓰거나 문서를 베껴 쓰는 일을 하는, 일종의 필기 노동자이다. 현대에는 인쇄술의 발달로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특별한 문서에 글씨를 쓰는 사람들만 존재하고있다. - <필경사바틀비>, 허먼 멜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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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심원 앞에서 설득력 있는 변론을 펼치거나 대중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끌어내는 법이 전혀 없는 야망이라고는 없는 변호사다. 그저 조용하고 아늑한 사무실에서 부자들의 채권, 저당 증서, 부동산 권리증 따위를 다루는 편안한 업무를 하고 있다. - <필경사바틀비>, 허먼 멜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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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틀비가 출현하기 전, 나는 필경사 둘과 장래가 촉망되는 소년 한 명을 급사로 고용하고 있었다. 첫째가 터키*, 둘째가 니퍼스**, 셋째가 진저넛***이라는 사람이었다.

* Turkey: ‘칠면조’라는 뜻 외에 ‘바보’, ‘멍청이’라는 뜻이 있다.
** Nippers: ‘펜치’를 뜻한다.
*** ‘nipper’는 ‘어린아이’라는 뜻이다.
*** Ginger Nut: 생강과자. - <필경사바틀비>, 허먼 멜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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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얼굴은 아침에는 불그스름한 빛을 띠지만, 점심 식사 시간인 낮 12시가 지나면 난로에 가득 넣은 크리스마스의 석탄처럼 활활 타올라 이글거리다가, 오후 6시쯤 이르게 되면 불기운이 점점 시들해져 붉은빛은 점차 사라져 버린다. 그 시간이 지나면 나는 그 얼굴의 주인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태양과 함께 정점에 이르는 그의 얼굴은 태양과 함께 졌다가, 다음날에도 태양과 함께 규칙적이고도 예전처럼 똑같이 찬란하게 떠올라 정점에 도달했다가 기울어지는 것 같았다. - <필경사바틀비>, 허먼 멜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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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명단의 두 번째 사람인 니퍼스는 구레나룻 수염이 텁수룩하게 나 있고 혈색이 누르스름하고 해적처럼 생긴 스물다섯 살가량 되어 보이는 청년이다. - <필경사바틀비>, 허먼 멜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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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 문제의 진실은 니퍼스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필경사의 책상을 아예 없애 버리는 것이었다. - <필경사바틀비>, 허먼 멜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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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귀리는 말에게 해롭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실 지나치게 고집 센 말을 보고 귀리 탓이라 하듯이, 터키도 외투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 외투가 그를 건방지게 만든 것이다. 그는 풍요로 인해 도리어 해를 입은 그런 사람이었다. - <필경사바틀비>, 허먼 멜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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