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결국 사람이 만든다. 이런 자명한 사실은 잊어버리기 쉽다. 이런 사실을 기억한다면 두 문화, 즉 정신과학—예술적 문화와 기술—과 자연과학 사이의 간극을 약간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지난 50년간 내가 경험했던 원자물리학 이야기다. 자연과학은 실험을 토대로 한다. 자연과학자들은 실험이 갖는 의미에 대해 서로 논의하며, 대화를 통해 결과를 도출해 낸다. 자연과학자들이 나눈 대화가 바로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이 책을 통해 과학이 대화 속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알라딘 eBook <부분과 전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김재영 감수) 중에서 - P8
과학은 생각을 통해서 이루어지지. 하지만 생각은 사물에 있는 게 아니야. 우리는 사물을 직접적으로 지각하지 못해. 우리는 지각 대상을 우선 표상으로 변화시키고, 그로부터 개념들을 만들어내. 감각적 지각에서 외부로부터 우리에게 밀려들어오는 것은 무질서하게 섞인 다양한 인상들이야. 그런 다음 우리가 지각하는 형태나 특성은 인상 속에 직접적으로 들어 있는 게 아냐. 가령 종이 위에 그려진 사각형을 본다고 해봐. 그럴 때 우리 눈의 망막이나 두뇌의 신경 세포에도 그런 사각형이 있는 건 아닐 거야. 오히려 우리는 표상을 통해 감각적 인상을 무의식적으로 정리를 하는 거지. 전체의 인상을 표상, 즉 서로 연관된 ‘의미 있는’ 상像으로 바꾸는 거야.
-알라딘 eBook <부분과 전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김재영 감수) 중에서 - P18
나는 『티마이오스』 대화편에 빠져 들어갔고, 물질의 최소 단위를 논한 부분에 이르렀다. 그 부분이 나를 사로잡은 것은 그 부분의 그리스어가 어려워서였거나, 아니면 내가 늘 관심 있어 하던 수학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알라딘 eBook <부분과 전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김재영 감수) 중에서 - P26
생각해 보니 질서들이 부분적 질서일 때, 즉 중심 질서로부터 떨어져 나온 파편들일 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그런 부분적 질서는 형상화하는 힘은 여전히 잃지 않았지만, 중심, 즉 지향점을 잃어버린 것이다.
-알라딘 eBook <부분과 전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김재영 감수) 중에서 - P31
현대의 자연과학이 원자의 형태에 대해 논하지만 형태라는 말은 여기서 가장 일반적인 의미로만 이해될 수 있을 것이었다. 즉 공간과 시간 속의 구조로서, 힘과 대칭을 이루는 것으로서, 다른 원자들과의 결합 가능성으로서 말이다. 이런 구조는 결코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없는데, 무엇보다 그런 구조가 객관적 사물의 세계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적 고찰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알라딘 eBook <부분과 전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김재영 감수) 중에서 - P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