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보다 깊고 넓다고 생각했던 A 또한 나와 똑같이 청춘의 허세를 부렸을 뿐이라는 걸. 청춘은 허세다. 그러니까 청춘이지. 스무 살 언저리의 A는 인생도 문학도 독고다이, 쓸쓸하게 홀로 감당해야 하는 것, 그런 찬란하게 유치한 마음으로 홀로 걷고 홀로 마셨던 것이다.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2896 - P161
그렇다. 다정한 사람은 누구에게나 다정하다. 불행히도 혹은 공평하게도 다정한 사람은 다정하지 않은 사람보다 외로움을 잘 못 견디는 경우가 많다. 다정하니까. 마음이 말랑말랑하니까.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2896 - P164
그들과 우리는, 그러니까 그냥 우리는, 그날 알코올의 힘을 빌려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거나 잠시 우주의 일부가 되는 경이를 경험했다. 새로운 별들이 떠오르고, 달이 초원을 가로질러 달리고, 술이 천천히 우리의 혈관을 데우고, 모닥불은 사위고, 그렇게 초원의 밤이 깊어갔다.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2896 - P173
그래서 싫은 사람들을 피해 좋아하는 사람들 서너 명과 남몰래 허름한 술집에서 간첩 접선하듯 만나 술을 마셨다. 관계는 폐쇄적으로, 위스키는 공격적으로!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2896 - P212
여기서 그만이어도 좋고 쭈욱 가도 좋다. 주변에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과 술만 있어도 족하다. 술이 핏속으로 스며들 듯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든 지난 10년, 이제 우리는 친구다.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2896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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