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정말로 더워졌다. 공기는 두텁고 축축하며 습기로 가득 차 있었으며 활짝 핀 열대란(蘭)의 지긋지긋한 냄새가 잔뜩 진동하고 있었다. 유리벽과 지붕에는 짙은 김이 서려 있었고 굵은 물방울이 식물들 위에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빛은 수족관 탱크를 살짝 통과한 것같이 비현실적인 초록색을 띠었다. 식물들이 여기저기를 채워 숲을 이루고 있었으며, 역겨운 고기 같은 이파리와 줄기가 시체의 갓 씻은 손가락처럼 널려 있었다. 거기에서는 담요 밑에서 알코올을 끓이는 것 같은 강렬한 냄새가 났다.
-알라딘 eBook <빅 슬립 (필립 말로 시리즈 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중에서 -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