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넌에 대한 레너드의 견해는 수정주의적 역사관?세상을 당한 자의 시선으로 매일 새롭게 바라보도록 인이 박인 드라마?이 얼마나 짜릿한 건지를 내게 다시금 일깨웠고, 우리가 왜 친구인지를 새삼 떠올리게 했다.

-알라딘 eBook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중에서 - P7

손상의 정치를 공유하는 사이다, 레너드와 나는. 운명처럼 지워진 사회적 불평등 속에 내던져지듯 태어났다는 강렬한 감각이 우리 두 사람의 내면에서 활활 타오른다.

-알라딘 eBook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중에서 - P8

우리의 화두는 살아보지 않은 삶이다. 각자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불평불만의 땔감으로 쓰기 딱 좋은 조건?얜 게이, 나는 짝 없는 여자*?이 우리 삶에 마련돼 있지 않았더라면 우린 그런 불평등을 직접 만들어내기라도 했을까? 우리 우정은 이 질문에 천착한다.

-알라딘 eBook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중에서 - P8

문제는 우리 둘 다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 있는 사람들이라는 데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우린 영원히 컵에 물이 반밖에 없다고 느끼는 인간들인 것이다. 상실, 실패, 패배를 그가 드러내든 내가 드러내든 꼭 한 명은 그러고 있다. 어쩔 수가 없다. 우리도 좀 달라지고 싶지만 어찌됐건 우리가 느끼는 삶이란 게 그러니까. 그리고 삶을 느끼는 방식은 결국 삶을 살아낸 방식일 수밖에 없다.

-알라딘 eBook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중에서 - P9

내 말본새는 남에게 어떻게 들릴지 생각해본다. 판단하느라 노상 날이 서 있는 데다 결점과 결핍과 불완전함을 쉴 새 없이 헤아려대는 목소리. 그런 내 언사에 레너드는 툭하면 눈을 흘끗거리며 입을 다물어버린다.

-알라딘 eBook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중에서 - P10

행동이 되지 못한 충동은 차곡차곡 쌓여 신경을 망가트리고, 망가진 신경은 굳어져 권태가 된다. 복잡한 감정과 망가진 신경, 그리고 마비된 의지까지 한 바퀴를 다 돌고 나면, 그제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다시 초조하게 올라오고 전화기를 향해 뻗는 손은 마침내 동작을 완료한다. 레너드와 내가 서로를 절친이라 생각하는 건 이런 주기가 일주일이면 돌아오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중에서 - P11

나의 도시는 전혀 아니다. 나의 도시는 우울한 영국인들—디킨스, 기싱, 존슨, 이 중에서도 특히 존슨—의 도시로, 우린 누구 하나 어디로도 가지 못 한 채 이미 거기에 있다. 거기서 우리는 낯선 이의 눈에 되비치는 자아를 찾아 이 사납고 기묘한 거리를 떠도는 영원한 밑바닥 인생이다.

-알라딘 eBook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중에서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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