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나는 아버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를 인정하며 건넨 따듯한 말보다, 내게 했던 그 거친 쓴소리들을 얄궂게도 더 자주 떠올린다. 그렇게 듣기 싫던 말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나의 연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그래서,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일까? 내까짓 게 계속 연주를 해도 되는 걸까.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다 보면, 마치 아버지가 어딘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관객석 어딘가에 하얀 양복을 입고 까만 나비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날카롭지만 분명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 <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백혜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0305 - 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