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알라딘 eBook <고래 - 한국문학전집 019> (천명관 지음) 중에서 - P6

덧붙여, ‘죽음이란 건 별게 아니라 그저 먼지가 쌓이는 것과 같은 일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춘희는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날 폐허가 된 살림집을 향해 걸어가며 불현듯 청산가리의 그 수수께끼 같은 말이 떠올랐다.

-알라딘 eBook <고래 - 한국문학전집 019> (천명관 지음) 중에서 - P7

사흘째 되는 날, 굄목에 채어 엄지발톱이 떨어져나갔다. 검붉은 피가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뜨겁게 달궈진 철로에 발을 갖다댔다. 발끝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아릿한 고통이 차라리 상쾌하게 느껴졌다. 한낮의 소나기를 만나면 그나마 햇볕에 달아오른 몸을 식힐 수 있었지만 젖은 수의가 처덕처덕 몸에 감겨 걷기가 더욱 힘들었다.

-알라딘 eBook <고래 - 한국문학전집 019> (천명관 지음) 중에서 - P12

그것은 마치 커다란 고래가 깊은 바닷속에서 숨을 쉬기 위해 막 솟아오른 것처럼 보였다. 고래 모양을 본떠 지은 그 극장은 춘희의 엄마인 금복이 직접 설계한 것이었다.

-알라딘 eBook <고래 - 한국문학전집 019> (천명관 지음) 중에서 - P12

살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이자 영원히 벗어던질 수 없는 천형天刑의 유니폼처럼 그녀를 안에 가둬놓고 평생 이끌고 다니며 멀고 먼 길을 돌아 마침내 다시 이곳 벽돌공장까지 데리고 온 그 살들을 춘희는 문지르고 또 문질렀다.

-알라딘 eBook <고래 - 한국문학전집 019> (천명관 지음) 중에서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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