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앞으로 나온다.)

깊고 깊은 고독을 발아래로 내려다보며,

나 조심스럽게 이 꼭대기의 바위 끝에 섰노라. (10040)

청명한 날에 육지와 바다를 건너

부드럽게 나를 실어다 준 구름 수레여 안녕.

구름은 흩어지지 않고 천천히 내게서 멀어져 간다.

그 덩어리 둥글게 뭉쳐 동쪽으로 향하니,

내 눈은 휘둥그레 그 뒤를 좇는다. (10045)

구름은 물결치듯 유유히 흘러가고 시시각각 모양이 달라진다.

무슨 모습인가를 만들려 한다. 그렇다! 내 눈은 못 속이지!

햇빛 반짝이는 보료 위에 눈부시게 누워 있는,

거인처럼 웅대하면서도 신을 닮은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유노와도, 레다와도, 헬레네와도 닮은 듯 (10050)

위엄에 넘치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742

아아, 벌써 흩어지는구나! 형체를 잃고 드넓게 치솟아 올라

아득한 곳의 빙산들처럼 동쪽 하늘에 머물며,

무상(無常)한 나날들의 심장한 의미를 눈부시게 보여 주는구나.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0943 - P656

파우스트

거대한 산은 의연히 침묵하고 있으니, (10095)

산이 어디서부터, 왜 생겨났는지 묻지 않겠다.

자연이 자신으로부터 자신을 만들었을 때,

자연은 무심한 손길로 지구를 둥글게 다듬었노라.

산봉우리와 계곡을 만들며 즐거워했고,

암벽과 암벽, 산과 산을 줄지어 늘어놓았지. (10100)

그러고 나서 언덕들은 쾌적할 정도로 기울었고,

부드러운 선을 그리며 골짜기로 흘러내렸지.

거기에서 초목이 절로 푸르게 자라고 있으니,

스스로를 즐기는 자연은 광란에 찬 소용돌이를 원치 않는 법이다.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0943 - P659

파우스트

그 정도론 만족할 수 없네. (10155)

인구가 늘어나고, 누구나 자기 방식대로 편안히 먹고살고,

교육까지 받아 학식마저 높아지면

모두들 좋아할 테지.

하지만 그게 실은 반역자를 길러 내는 거네.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0943 - P661

파우스트

지배도 하고, 소유도 하는 거다!

행위가 전부이며, 명성이란 아무것도 아니다.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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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내 눈길은 저 거친 바다에 사로잡혔다.

바다는 자기 안에서 절로 솟구치고 부풀어 오른다.

가라앉는가 했더니 다시 거대한 파도를 쏟아 내며, (10200)

넓고 편평한 해변을 덮친다.

나는 그 점이 언짢아. 오만불손한 마음이

정열적으로 요동치는 혈기를 못 이겨,

온갖 권리를 존중하는 자유정신을

불쾌한 감정으로 바꿔 버린 꼴이란 말이야. (10205)

우연일 거라 생각하고 날카로운 눈길로 바라보았더니,

파도는 멈췄다가 다시 되돌아 굴러가며,

당당하게 도달했던 목표에서 멀어져 가는 거야.

시간은 언제나 다가오고, 이 유희를 되풀이하는 거네.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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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능할 것이다! 파도가 아무리 흘러넘쳐도

언덕을 만나면 휘감아 돌아가는 법이니까.

파도가 제아무리 오만하게 날뛴다 하더라도

조금만 높은 언덕이면 그것과 당당하게 맞설 수 있고, (10225)

조금만 깊은 웅덩이라면 그것을 힘차게 끌어들일 수 있다.

마음속으로 어느새 이런저런 계획이 떠올랐다.

참으로 값진 즐거움을 누리려면,

저 광포한 바다를 해변에서 몰아내야 한다.

습기 찬 지대의 영역을 좁혀야 한다. (10230)

파도를 저 멀리 바다 속으로 밀쳐 내는 거다.

나는 이 계획을 하나하나 검토해 보았다.

이게 나의 소망이니 과감하게 추진토록 하거라.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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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 이 구름의 형상은 방금 사라진 헬레네의 모습이기도 하고, 제1부에서 만났던 그레트헨의 모습이기도 하다. 또한 마지막 심산유곡 장면에서 벌어질 일을 미리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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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3 구약성서에 나오는 다윗의 세 용사를 모방하여 창작된 인물들. 가볍게 무장을 한 싸움꾼은 청춘의 야만적인 공격성의 알레고리이며, 날치기는 성인들의 소유욕, 뚝심쟁이는 노인들의 집착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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