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른손 엄지손가락은 안쪽으로 살짝 굽은 채 굳어 버렸다.
부기나 통증은 거의 사라졌고 기능도 대부분 돌아왔지만 활처럼 휘던 유연한 엄지손가락은 이제 없다. 그 손가락이 담당했던 야무진 힘과 섬세함은 아직 다 돌아오지 않았다. 손님 앞에서 초콜릿 박스에 리본을 묶다가 움찔하기도 하고, 힘을 쓰다가 멈칫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마음이 괜찮아졌으니까. - <이만하면 달콤한 인생입니다>, 고영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3941 - P5
왼손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던 지난 일 년은 추상적이고 불필요한 걱정으로 고민하는 대신 손끝에서 시작된 선이 나아가는 방향에만 집중했던 시간이었다. 그 선들이 엮고 만들어 내는 단어와 그림들을 보며 나는 생각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감촉할 수 있었다. 한층 더 본능적이면서 근원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 <이만하면 달콤한 인생입니다>, 고영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3941 - P6
왼손으로 쓰고, 왼손으로 일하고, 왼손으로 생각한다는 것. 그것은 기술자로 더 살아가기 위한 순응이었고,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과 불편한 육체에게 점령당하고 싶지 않다는 저항이기도 했다. - <이만하면 달콤한 인생입니다>, 고영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3941 - P6
사회학자인 정은정 작가의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대신 만나는 사람마다 "초콜릿은 먹고 다니냐"라는 인사를 건네는 세상, 따뜻한 밥은 누구나 당연히 먹는 세상이 될 때까지 나는 초콜릿 기술자의 길을 뚜벅뚜벅 걸을 것이다. - <이만하면 달콤한 인생입니다>, 고영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3941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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