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주는 42.6도를 찍었고 부르동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다. 나와 엠의 집은 파리 10구와 11구 사이에 위치한 아르투르 거리에 있었다. 파리에 도착한 지 며칠 안 된 어느 날 엠은 술에 취했고 매우 신이 나서 생마르탱 운하 주변을 뛰어다녔다. 그는 폭염 따위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반면 유럽인들은 넋이 나간 듯 보였고 사요궁 앞의 분수대는 수영장으로 변했다.
나는 산책자에 관한 소설 겸 에세이를 구상 중이었다. 그걸 쓰기 위해 파리에 온 건 아니지만…… 그걸 쓰기 위해 파리에 온 것으로 위장하고 있었고 만나는 사람들에겐 루이 아라공이 어쩌고저쩌고하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루이 아라공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원고는 진척이 없었다. - <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 지은이 정지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612 -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