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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괴테와 마주앉는 시간
전영애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평점 :
평생 괴테의 문학과 함께 한 노교수의 괴테와 사람 사랑 에세이.
이 책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Es irrt der Mensch,
solang’ er strebt.
-알라딘 eBook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전영애 지음) 중에서
첫 꼽문이라면 위와 같은 괴테 어록이 아닐까 싶다. 삶에 지향이 없다면 방황할 까닭도 없겠지… 그래서 우린 그렇게 수 없는 방황속에서 이정표를 찾아가는 것일지도 몰라. 작가는 괴테의 60년 인생의 역작 <파우스트>를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구절로 바로 이대목을 주저없이 꼽는다. 메피스토펠레스와 악마의 계약을 한 파우스트박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영혼을 팔려 했던 것일까? 그의 여정의 흔적을 찾아가다 보면 괴테의 발자취와 겹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도 이 고전을 다시 읽게 된다.
두 눈을 다 뜨고도 맹목적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눈이 먼 그에게서 내면의 눈이, 심안心眼이 뜨인 것입니다.
-알라딘 eBook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전영애 지음) 중에서
지난 오십여년의 내 맹목적인 삶을 돌아본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가져갈지 파우스트는, 괴테는, 그리고 노학자 전영애교수는 내게 이야기 해 준다.
시간이
나의 재산,
내 경작지는
시간
Die Zeit ist mein Besitz, mein Acker ist die Zeit.
-알라딘 eBook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전영애 지음) 중에서
누구나 시간은 유한하다는 점에서 공평하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경작’하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뒤처진 새
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강을 가로지를 때면, 나는 기다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오늘 새가 팩스기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몹시 기뻤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이너 쿤체.
-알라딘 eBook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전영애 지음) 중에서
전영애교수와 평생 우정을 나눈 동독 출신의 시인 라이너 쿤체의 담백하고 울림 깊은 시들도 이 책을 통해 만났다. 그리고 <나와 마주하는 시간>, <은엉겅퀴> 그의 두 권의 시집도 읽는다. 이 마음을 그들의 우정을 더 나누고 싶어 친구에게도 권하고 선물한다. 그리고 책모임에서 그녀의 ’여백서원‘을 방문하기로 한다. <파우스트>를 읽고 삶을 같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올바른 목적에
이르는 길은
그 어느 구간에서든
바르다
Jeder Weg zum rechten Zwecke
Ist auch recht zu jeder Strecke.
-알라딘 eBook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전영애 지음) 중에서
진정성은 언젠가 통하겠지. 책과의 사랑, 사람과의 사랑.
『서·동 시집』(1819, 1827)에는 시 239편이 열두 묶음으로 나뉘어 있고, 방대한 산문도 첨부되어 있습니다. 괴테가 65세 때 14세기 페르시아 시인 하피스―하피스의 시집은 현지에서 지금도 책이라곤 없는 여느 집에도 코란과 나란히 놓여 있다고 합니다―를 읽음으로써 이 책은 시작되었고, 받은 영감으로 새롭게 만개한 시적 감성과 지혜가 한껏 어우러져 있습니다. 괴테는 평생 그침 없이, 헤아리기도 어려운 편수의 시를 썼지만 본인 손으로 제대로 묶어서 펴낸 시집은 『서·동 시집』뿐입니다.
-알라딘 eBook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전영애 지음) 중에서
그래서 <서•동 시집>과의 내 인연도 비롯된다. 작가의 이 작은 에세이를 통해 괴테와의 큰 인연을 만나게 된다.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내가 살아 있는 것,
알게 되었네
Ich traumt’ und liebte sonnenklar,
Daß ich lebte, ward mir gewahr.
-알라딘 eBook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전영애 지음) 중에서
책은 이렇게 끝나지만, 괴테란 지성사의 대문호를 알게 되었고, 사람에 대한 그의 사랑과 수많은 사유의 결과물인 저작들을 소개받았다. 덕분에 책과의 즐거운 인연을 통해 나란 존재를 더 값지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내겐 특별히 더 고마운 책이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조만간 여백서원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