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만은 그의 밤 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미련 없이 태양과 작별한 엘리만에 매료되었다. 승천한 그의 그림자에 매료되었다. 그의 운명의 신비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엘리만은 해야 할 많은 말을 두고 왜 침묵했을까? 나는 무엇보다 엘리만처럼 할 수 없어서 괴롭다. 침묵하는 사람, 진정으로 침묵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늘 자신의 말의 의미—그 필연성—를 묻게 된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말이 어줍잖은 객설은 아닐까, 혹시 언어의 진흙탕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5096 - P14
T.C. 엘리만 덕분에, 젊다고 할 수 있을 내 세대의 아프리카 작가들이 경건하고 유혈이 낭자한 문학적 기마창 시합을 치렀다. 엘리만의 책은 대성당이자 투기장이었다. 우리는 신의 무덤에 들어가듯 그의 책 속으로 들어갔고, 끝날 때는 무릎을 꿇고, 우리의 피를 걸작을 위한 헌주로 바쳤다. 그의 글 한 쪽만으로도 우리는 진정한 작가를, 사용된 적 없는 희귀한 단어를, 문학의 하늘에 단 한 번 떠오른 별을 보고 있다고 확신했다. -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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