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비평이 작품을 따라다니고, 이어 비평은 사라지고 독자들이 작품을 따라다닌다. 여정은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다. 이어 독자들이 하나씩 죽고, 작품 혼자 계속 길을 간다. 하지만 다른 비평이 오고 다른 독자들이 와서 서서히 작품의 운행 속도에 보조를 맞춘다. 이어 비평이 다시 죽고 독자들도 다시 죽고, 작품은 해골들이 누워 있는 그 길 위에서 고독을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 작품에 다가가기, 그 흔적을 따라가기는 확실한 죽음의 명백한 징표이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게 집요한 또 다른 비평과 또 다른 독자들이 다시 다가오고, 시간과 속도가 그것들을 삼킨다. 결국 작품은 더는 어쩔 수 없이 홀로 무한 속의 여정을 이어간다. 그리고 어느 날 작품이 죽는다. 세상 모든 것이 죽듯이, 언젠가 태양이 꺼지듯이, 그리고 지구가, 그리고 태양계가, 그리고 은하계가, 그리고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이 꺼지듯이."
-로베르토 볼라뇨, 『야만스러운 탐정들』 -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5096 - P10
2018년 8월 27일
한 작가와 그의 작품에 대해 최소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 작가와 그의 작품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미로를, 목적지와 출발지가 구별되지 않는 긴 순환로를 함께 걷는다. 그 길은 바로 고독이다. -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5096 - P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