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이란 말에는 한 철 태양이 머물다 지나간 들판의 냄새가 있고,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 무언가를 끼적이는 청년의 눈빛이 스며 있고, 언제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타고 떠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 한 장에 들어 있는 울렁거림이 있다. 열정은 그런 것이다. 그걸 모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둠에 놓여 있는 상태가 되고, 그걸 갖지 아니하면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낯선 도시에 떨어진 그 암담함과 다르지 않다. - <끌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8430 - P17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 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흐르는 것이다. - <끌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8430 - P17

괜찮다. 여행은 당신의 그런
사소한 취향을 다려 펴주는 대신
크고도, 굵직한 취향만 남게 할 테니. - <끌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8430 - P20

나는 이발사라는 직업을 좋아하지. 청결하잖아. 청결하지 않은 이발사는 본 적이 없어. 어느 날부턴가는 이발소에 가는 일이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 돼버려서 더 이상 가지 않지만 난 여행을 가서 어쩔 수 없이 머릴 잘라야 할 일이 있으면 이발소를 찾아가. 앞머리가 눈을 찌른다거나, 며칠 동안 머리를 감을 수 없어서 떡진 머리카락 속으로 스멀스멀 뭔가가 기어다니는 기분이 들면 역 앞에 내려 이발소가 있는지 두리번거리지. 이발소여야만 해. 달착지근한 미용실의 냄새가 아닌 비누 냄새 나는 왜 그런 이발소 있잖아. - <끌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8430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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