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에 마르티니에게
"세상은 질서와는 거리가 먼 난장판이다. 난 세상을 정돈할 생각이 없다." –게리 위노그랜드(Garry Winogrand, 1928~1984.미국의 거리 풍경 사진작가)
-알라딘 eBook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리노?>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중에서 - P7
그는 건물 벽을 등지고 거리에 서 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맨 차림이다. 비죽 튀어나온 두 귀, 겁먹은 눈빛, 짧은 백발. 여윈 몸매에 좁은 어깨. ‘깨어라Awake’라는 단어가 보이는 잡지를 들고 있다. ‘여호아의 증인’에서 발행하는 전설적인 잡지의 로스앤젤레스 판이다. 사진을 찍은 해는 1955년. 그의 모습은 마치 아이처럼 보인다. 이제는 죽은 지 오래되었으리라. 그는 종교 잡지를 배포하는 데 어울리는 차림을 하고 있었다. 혼자였고, 서글프고 성마른 투지로 무장한 듯 보였다.
-알라딘 eBook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리노?>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중에서 - P8
지금 우리는 풍경 속 어딘가에 있고, 이윽고 때가 오면 더이상 거기 없다. 어제는 비가 내렸다. 나는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집 《미국인들The Americans》을 펼쳤다. 그 책은 서재의 책장 구석에 꽂혀 있었다. 내가 그 책을 펼친 것은 40년 만이었다.
-알라딘 eBook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리노?>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중에서 - P9
지금 우리는 풍경 속 어딘가에 있고, 이윽고 때가 오면 더이상 거기 없다. 노르망디 지방 디에프 항에서 본 스코피톤(*1960년대식 뮤직 비디오 박스. 노래와 영상이 동시에 나온다)이 생각난다.
-알라딘 eBook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리노?>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중에서 - P9
드네가 페르낭 레이노(*1926~1973. 프랑스의 코미디언)의 〈푸주한〉을 눌렀다. 화면이 나오자 우리는 그 촌극 때문에, 우리가 마신 피콩 때문에 눈물이 나올 정도로 웃어댔다.
-알라딘 eBook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리노?>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중에서 - P10
우리는 젊었다. 그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오늘로 나는 예순두 살이 된다. 지금까지 살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알라딘 eBook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리노?>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중에서 - P10
내가 예순 살이 되던 날 장리노 마노스크리비는 나를 오퇴유의 경마장에 데리고 갔다. 그와 나는 층계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계단을 오르곤 했다.
-알라딘 eBook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리노?>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중에서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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