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들은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뭘 하며 놀았는지에 대한 기록임과 동시에 어떻게 취업을 하거나 사업을 벌이지 않고도 굶어 죽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물론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회사나 직장을 그만둔다고 큰일이 나진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꼭 열리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20
나는 평생 결혼할 생각이 아예 없던 남자였고 아내는 다시 결혼할 생각이 없던 여자였다. 그런데도 둘이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 아마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삶을 대하는 자세가 비슷했기 때문일 것이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21
그래서 우리는 똥오줌 걱정 없이 여유 있게 걸어 다닐 수 있고 아무것도 안 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으며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평화로운 벤치들이 널려 있는 공원을 너무나 사랑했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22
우리는 많이 벌 생각보다는 많이 놀 생각을 하기에 지금도 ‘공원의 불륜 커플’처럼 깔깔거리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신사동 가로수길의 술집에서 처음 만났을 때도 ‘노는 방법’이 서로 비슷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25
아내는 공원에 있는 커플들의 뒷모습만 봐도 부부인지 불륜인지 금방 알 수 있다고 했다. 손을 꼭 잡거나 서로의 손을 지나치게 다정히 어루만지며 가는 커플은 거의 다 불륜이라는 것이었다. 아내의 말을 듣고 다시 사람들을 쳐다보니 정말 그런 것도 같았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23
2011년 4월 1일, 거짓말 같은 만우절이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녀는 내가 그때 더 지분거리지 않고 깔끔하게 일어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30
내가 "사실 안 나오려다 고노와다가 뭔지 궁금해서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그녀가 웃었다. 고노와다는 해삼 내장을 뜻하는 일본말이라는 걸 가르쳐주면서.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34
측은지심. 이건 상대방이 불쌍해서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상대방과 내가 마음을 열고 서로의 처지를 이해해야만 가능한 감정이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37
우리는 마음을 열고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다. "혼자 있을 때 뭘 하고 노느냐가 그 사람을 규정한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책을 좋아하고 뭔가 새로운 일을 기획하는 걸 좋아한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한 점이 많았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37
그날부터 우리는 사귀기 시작했다. 고노와다와 소주가 맺어준 인연이었다. 아니, 노는 방법이 비슷한 사람끼리 우연히 서로를 발견하고 끌어당겼다고나 할까.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37
결과적으로 아내와 나는 살림을 합치기 전까지 그 침대에서 여러 날을 함께 잤다. 떨어지지 않으려면 밤새 껴안고 자는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는 그게 오히려 더 좋았으니까. 역시 사랑으로 못 할 일은 없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39
물론 요즘 우리는 잠자리에 누우면 잠깐 껴안았다가 곧바로 등을 돌리고 잔다. 자면서까지 사랑할 필요는 없다고, 요즘 나와 아내는 생각…… 아마 아내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39
예술가들은 자기 인생을 캔버스 삼아 자신의 작품과 비슷한 그림을 거기에 한 번 더 그릴 때 비로소 멋스러움의 정점을 찍는 것 같았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51
서울로 돌아갈 날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가슴은 돌덩이를 얹은 것처럼 무거워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레이먼드 챈들러 식으로 얘기하자면 우리들의 ‘거대한 일요일’이 지나가고 있었다.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311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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