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1월 5일에, 나는 이 글을 쓰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될 수 있는 대로 정확하게 기록할 생각이다. 하지만 오늘이 정말 11월 5일인가부터 확실하지 않다. 지난겨울 며칠 동안이나 날짜를 잊고 지냈기 때문이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이런 것이 그리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짤막한 메모뿐이다. 이런 글을 쓰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짤막한 메모를 끼적거리는 데 그쳤었다. 그래서 글을 써가는 동안 기억 속의 여러 가지 일들이 내가 실제로 체험했던 것과 다르게 채색될까 두렵다. - <벽>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3295 -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