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동이라는 동네는 실존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현수동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다시 말해, 상상한다. 현수동에 대해 상상할 때마다 그 상상에 빠져든다. 그 동네를 사랑한다. 에, 이런 얘기가 좀 변태적으로 들리려나? 하지만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사랑할 수 있다. 소설의 등장인물이라든가, SF 영화의 무대라든가…. 그렇게 내게 현수동은 실존하지 않지만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대상이다. - <아무튼, 현수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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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동네인 주제에 현수동은 위치가 꽤 구체적인데, 대강 서울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일대다. 북으로는 지하철 서강대역, 남으로는 한강, 서로는 홍익대, 동으로는 서강대 앞과 신석초등학교를 경계로 한다. 한강의 무인도인 밤섬도 현수동에 포함된다. 여의도에서 서강대교를 타고 한강 북쪽으로 왔을 때 좌우로 펼쳐지는 동네다. 현실에서는 마포구 현석동, 신수동-구수동, 신정동, 서강동, 하중동, 그리고 창전동 일부에 해당한다(이 지역 법정동과 행정동 구분은 너무 복잡하니 하지 않을게요. 오래된 동네의 특징입니다). 현석동에서 ‘현(玄)’ 자를 따오고, 신수동-구수동의 ‘수(水)’ 자를 합해 현수동(玄水洞)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 <아무튼, 현수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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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좋은,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내가 만든 세계, 나를 만든 세계. 이상은 ‘아무튼 시리즈’의 마케팅 문구들인데, 그래서 비록 존재하지 않는 동네이지만, 현수동을 소재로 아무튼 시리즈를 한 권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쓰고 싶었다. 다행히 이 이상한 아이템을 위고출판사에서 "의외성과 새로움에 기분 좋은 혼란을 느낀다"며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 <아무튼, 현수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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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근현대사의 권위자인 역사학자 로버트 서비스가 쓴 『레닌』을 읽다가 놀란 적이 있다. 그때까지 레닌은 위대한 혁명가이고, 반대파 숙청이나 인민재판은 혁명 과정에서 필요악 같은 면이 있었으며, 레닌의 이상을 스탈린이 망쳤다고 편리하게 여겼는데, 그렇지 않았다. 레닌도 스탈린 못지않게 냉혹한 독재자였다. - <아무튼, 현수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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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이 거대한 관념에 몰두해 사회를 설계하고, 그 구상이 완벽하다고 믿으며 실행을 밀어붙일 때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본다. 인간은 복잡하다. 인간은 복잡한 욕망을 품는다. 인간이 만드는 사회도 복잡하다. 복잡한 욕망들이 만나 섞이고 부딪히고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실은 늘 복잡하다. 인간, 사회, 현실은 기계장치가 아니며, 어느 것 하나 우리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 <아무튼, 현수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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