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사업을 선발해주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안목에 경의를 표합니다. 서류 작업에 미숙한 예술가들에 대한 배려가 역력한, 복잡하지 않은 사업지원신청서 양식에도 감사를 표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어디까지나 지원과 아카이빙을 맡을 뿐이며, 지원받은 작품을 다른 곳에 발표할 수 있다는 규정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희 집 가훈은 일타쌍피一打雙皮니까요.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42

2011년에 개정안이 추진된 강사법은 네 차례에 걸쳐 유예되었다가, 마침내 2019년 가을부터 시행되었는데, 대학은 바보가 아니니까요. 겉으로는 무사안일로 보이지만 대학들도 나름 부지런합니다.
최소한 시간강사에 대해서는.
10년 동안 대학들은 준비를 마쳤습니다. 시간강사를 대체할 무늬만 교수인 객원교수, 초빙교수, 겸임교수 등을 대폭 늘리고 대형 강의를 신설했습니다.
오독과 비틀림 하나를 더 보태고자 합니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44

최 교수는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도 학교에는 꼬박꼬박 KF99 마스크를 쓰고 나왔습니다. 저러다 코로나19가 아니라 호흡곤란으로 먼저 돌아가실 것 같았지만, 천막을 구해주었으니까 앞으로 성대모사는 하지 않겠습니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52

잡은 물고기에게 떡밥을 왜 나눠줍니까. 약정 중인 고객에게 추가 할인을 먼저 제안하는 통신사를 본 적 있습니까? 급한 건, 중요한 사업은 망설이는 물고기들을 자리에 앉혀 화투판을 돌리고, 자릿값을 받고, 박카스를 파는 겁니다. 야반도주도 잽싸야 할 수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58

경계는 면面이 아니라 선線입니다. 경계 그 자체에 놓이면 경계를 읽을 수 없습니다.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야 합니다. 그런데 경계에 얽힌 저에게 물러날 공간은 없습니다. 어정쩡한 상태로는, 무엇도 명쾌하게 읽을 수 없었습니다.
하긴, 저는 늘 조금씩 늦으니까요. 인정합니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59

문학은, 아직까지 죽지 않았어! 대학은, 그래도 교육하는 곳이야! 하면 폼나지 않겠습니까. 다 같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여야 멀찍이 구경만 하던 사람도 한판 낄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꼬셔서 자리에 앉혀야지요. 인싸insider끼리만 해먹으면 오래 못 갑니다. 판의 아름다운 미덕, 개평과 깍두기가 필요합니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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