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있는 틀에다 자기를 맞추어 넣는 것만은 못했다. 중학교에 다닐 때 언젠가 그 애네 학교를 소개하는 EBS 방송은 "오늘도 세건이는 잡니다"라는 멘트와 더불어 교탁 앞 맨 앞자리에 앉아 천연덕스럽게 자고 있는 아들을 조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다행히 다음 멘트는 "그러나 세건이는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잘합니다"였다. 아들이 공부를 잘했는지는 모르지만, 뭔가 따로 배우러 다니는 게 전혀 없어 일찍 집에 와서 워낙 심심하다 보니 책은 많이 읽었다. 특히 만화책은 세상에 있는 것을 다 읽은 것 같고 컴퓨터 오락도 다 한 것 같다. 그러면서 오후와 저녁과 밤을 보내니 낮에 학교에서는 잘 수밖에 없었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1285 - P64

공부하느라 고생이 막심한 어미를 일찍부터 보아온 탓에 어려서부터 공부는 절대로 열심히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거의 좌우명 삼고 산 것 같다. 그러나 자기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 한도 끝도 없이 했다. 그러고 보면 어떤 점에서는 어미로부터 그리 멀리 가지도 않은 것 같다. 온 식구가 그렇다. 다들 가끔씩 만나면 매우 반가워하는 그런 사이가 일찍부터 되어버렸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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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손으로 홀로 공부하실 수 있었던 탓에, 머릿수를 정확히 헤아리기도 어려운 대가족의 짐을 혼자 도맡아 지셨다. 어렸을 때는 당신만 없으신 게 아니라 당신 가족조차도 뒷전인 아버지의 삶의 방식이 도무지 수긍이 안 갔었다. 아버지처럼 바보같이 살지는 않겠노라고 다짐하면서 다 큰 것 같기도 하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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