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은 몸통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아서 원래는 제대로 날 수 없는 몸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꿀벌은 자기가 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당연히 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열심히 날갯짓을 함으로써 정말로 날 수 있다는 것이다. - <내 생애 단 한 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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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꿀벌과 같이 그냥 무심히 날갯짓을 한다. 그러므로 나의 글은 재능이 아니라 본능이다. 그래서 머릿속에 있는 말보다는 마음속에 있는 말을 고르지도, 다듬지도 않고 생긴 그대로 투박한 글로 옮긴다. - <내 생애 단 한 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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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책을 엮게 된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 재능도, 재주도 없으면서 ‘꿀벌의 무지’만으로 쓴 글들을 남에게 보인다는 것은 참으로 어불성설이지만, 그래도 스스로 날지 못하는 줄도 모르고 무작정 날갯짓을 하기 시작한 나의 무지와 만용에 스스로 갈채를 보낸다. 못한다고 아예 시작도 안 하고, 잘 못한다고 중간에서 포기했다면 지금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 <내 생애 단 한 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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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일은 그들의 영혼을 훔쳐보는 일이고, 그래서 나는 그들의 영혼 도둑이다. 그들의 젊고 맑은 영혼 속에서 나는 삶의 보람과 내일의 희망을 주는 글거리를 찾는다. - <내 생애 단 한 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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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것 괜찮게 썼더라."
영혼도 큰 소리로 말하면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큰 소리로 외친다.
"아버지, 이 책 어때요? 괜찮게 썼어요?" - <내 생애 단 한 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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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잘빠진 육체는 가지지 못했어도 그런대로 꽤 아름다운 영혼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내 아름다운 영혼에는 3억 원은커녕 3백 원도 주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어차피 둘 다 못 가지고 태어날 바에야 아름다운 몸뚱이를 갖고 태어날 일이지 왜 ‘하필이면’ 3백 원도 못 받는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태어났는가 말이다.
그래서 ‘하필이면’이라는 말은 내게 한심하고 슬픈 말이다. - <내 생애 단 한 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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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의 이중적 의미를 생각하니 내가 지고 가는 인생의 짐이 남의 짐보다 무겁다고 아우성쳤던 좁은 소견이 새삼 부끄럽다.
창문을 여니, 우리 학생들이랑 일산 호수공원에 놀러 가기로 한 오늘, ‘하필이면’ 날씨가 유난히 청명하고 따뜻하다. - <내 생애 단 한 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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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사람 보고도 반가운 척 웃고, 입에 발린 말로 아부하고, 지키지 못할 약속인 줄 알면서도 무조건 남발하고,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고 또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이 ‘살아감의 절차’를 다시 되풀이해야 할 일이 한심하다. - <내 생애 단 한 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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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은 하나의 약속이다. 나무로 태어남은 한여름에 한껏 물오른 가지로 푸르름을 뽐내리라는 약속이고, 꽃으로 태어남은 흐드러지게 활짝 피어 그 화려함으로 이 세상에 아름다움을 더하리라는 약속이고, 짐승으로 태어남은 그 우직한 본능으로 생명의 규율을 지키리라는 약속이다. - <내 생애 단 한 번>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7915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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