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애덤이 가는 길에는 애덤이 진실이라고 결정한 것들 말고는 어떤 진실도 찾을 수 없었고, 그 진실은 화창한 볕이 내리쬐다 눈 깜짝할 새 폭우가 내리는, 손바닥 뒤집듯 변하는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럽게 바뀌었다. 말라치가 무엇을 보았는지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가족이 아니라 아침이슬을 아름답게 반짝이며 먹잇감을 유인하는 거미줄이었다. 그 중심에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 안에서 원하는 것 많은 신 노릇을 하는 헌신을요구하고 칭찬을 집어삼키며 가질 수 있는 것은 다 가지면서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 애덤이 있었다. - P384

혼자 남았다. 이제 확신할 수 있다. 궤도에서 열흘이 넘도록 응답이없다 [데이터 손상] 너무 빨랐다. 여기에서보다 더 빨랐던 것 같다. 죽은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원격으로 우주선 발사를 시도해 보려고 한다. 누군가 언젠가 이 경고를 받길 바란다. 사람들은 지구가 죽어가고 있다고 했지만 그들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인류를 멸종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어둠을 가르며 날아왔다고 했지만 어쩌면 우리가 아닌 누군가가 져야 할 짐인지도 모른다. 당신이 누구든,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했든, 이것은 애절한저녁노래호에서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다. 우리의 임무는 끝났다.
- 기록 7, 애절한저녁노래호 UC33-X로 전송됨 - P390

나는 어둠 속, 우주가 탄생하는 순간에 깨어났다.
우리를 만든 모든 것들은 존재의 첫 순간 동안 생겨났다. 우주가 시작되고 100만 분의 1초만큼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이 지났을 때 전자와 쿼크라는 물질이 생겼다. 잠시 뒤 쿼크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되었고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서 미친 듯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렀다. 몇 분이었다. 한 번 숨을 참을 수 있는 만큼이 모든 시간이었을 때, 몇 분은 억겁의 시간이었다. 입자들은 쌍으로 뭉쳤다. 시간과 공간이 늘어나고 늘어나서 몇 날이 몇 년이 되고, 몇 년은 몇백 년, 몇천 년이 되어 아무것도 없는 무로 뻗어 나갔다. 핵 주변으로 불안정한 확률 구름이 된 전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수소와 헬륨의 첫 번째 원자가 탄생했다. 100만 년, 200만 년, 재는 사람도 평가할 기억도 없이 시간은 흘렀다. 중력은 외로운 원자들을 함께 뭉쳐 사납게 타오르는 빛을 만들고 어둠 속에 얼룩을 남겼다. - P391

나는 망설이면서 거대한 돔과 떠오르는 태양 아래 연약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변화하고 있는 도시를 한 번 더 내려다보았다. 우주가 더 크고 두렵게 느껴졌지만, 여전히 바로잡히지 않은 실수와 알려야 할진실이 남아 있었다. 인간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모두 파괴될 수 있었다. 인간이 꿈꾼 모든 것들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도시의 옥상 정원에서 나무들이 녹색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내가 방 안에 들어서자 의원들이 일제히 조용해졌다. 손의 떨림이 멈췄다. -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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