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모르는 게 늘어난다. 에두아르가 미친 책벌레가 된 데에는 이러한 사연도 있었던 것이다. 하루에도 여러 권의 책을 돌려 읽는 그는 하루가 멀다 하고 모르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 더 무식해져 있을 사나이, 내 남편 미친 책벌레 에두아르가 유식해질 날이 오기는 할까?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199
에두아르는 천재들 사이에서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면서 그들과 동등해지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러는 사이 책 읽기는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176
에두아르는 책이 재미있어서 읽는다. 독서는 그에게 가장 큰 오락이다. 에두아르가 만약 천재들에 대한 상대적 열등감만으로 미친 책벌레가 되었다면 독서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십 년 끊임없이 해오지 못했을 것이다.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179
지금은 어려워서 이해할 수 없으니 나중에 커서 이해할 수 있을 때 사주겠다고 하면 아이는 그 책을 커서도 읽지 않게 된다. 단, 생떼를 부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주어야 한다. 아이가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욕구가 절정에 달하면 그 물건에 대한 애착과 호기심이 생긴다. 부모는 아이를 관찰하면서 아이가 관심을 보이거나 관심이 생길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는 순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이의 관심거리와 관련된 책이나 물건을 사주어야 한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을 부모 마음대로 먼저 제안하거나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183
에두아르는 독특한 독서법을 가지고 있다. 일분일초라도 짬이 생기면 책을 읽어대는 그는, 한 권 다 읽고 그다음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돌려가며 읽는다. 잠자기 전 침대에서 읽는 책, 영화관에서 광고가 흐르는 동안 읽는 책(그는 영화 시작 직전까지 휴대폰 라이트를 켜서 책을 읽는다),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야 할 때 읽는 책, 전철 안에서 읽는 책 등등 그때그때 그의 손에는 다른 책이 들려 있다.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188
선뜻 우리는 이렇게 묻는다. "그 사람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아는가" "그 사람 시와 산문을 쓸 줄 알아?"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우리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 사람은 더 선해지고 현명해졌는가?" 우리는 가장 많이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오성悟性과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은 공허하게 비워놓고서 오로지 기억을 채우기 위해 분투한다.26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193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이 이야기를 알랭 드 보통은 흥미로운 접근 방식으로 풀어낸다. ‘똑똑한 사람이 알아야 한다고 하는 것에 대한 시험문제’와 ‘몽테뉴식 지혜에 관한 시험문제’를 비교해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바로 이것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똑똑한 사람이 알아야 한다고 하는 것’으로 에두아르를 시험해 보고 싶은 악마 같은 호기심.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ㅂ - P193
에두아르가 남들은 다 읽은 책을 읽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 무식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206
얼마 전 에두아르는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의 전기문을 읽었다. 비소츠키는 구소련의 독재체제에 억압받는 인민을 대변해서 당을 비판했던 저항 가수다. 비소츠키의 전기를 읽는 내내 에두아르는 들떠 있었다. 그는 비소츠키가 되어 구소련의 대중들 앞에서 열창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가슴이 뜨거워졌을 것이다.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213
나는 "요즘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사는 것 같다"고 얼버무리며 언젠가 주워들은 어빙 고프먼의 《자아 연출의 사회학》의 일부를 읊었다.
공연된 자아란, 개인이 그럴듯하게 연출하여 남들로 하여금 그를 그가 연기한 인물로 보게 만드는 일종의 이미지다. 이 이미지가 사람들의 관심을 촉발하고 연출된 자아를 개인의 자아로 여기게 만들지만, 자아는 그 개인에게서 비롯되기보다 개인의 활동 무대 전반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목격자들의 해석에서 비롯된다.28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224
에두아르는 내 말을 받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좋으실 대로》에 나오는 대사를 연기한다.
세상은 모두 하나의 무대다. 모든 남녀는 그저 배우일 뿐! 무대에 등장했다가 퇴장한다. 사람은 인생에서 여러 역을 연기한다. 인생은 7막의 연극이다.29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8059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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